국내 최초 한센인 정착촌으로 알려진 여수 율촌면 도성마을에 문화예술공간이 들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에그갤러리(대표작가 박성태)는 15일 마을 주민들과 일반인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주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 갔다.
이 공간은 과거 마을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한센인들에게 연결해 준 교환수가 근무를 했던 곳으로 알려져 각별한 의미를 주고 있다.
'에그'갤러리 명칭은 여수애양병원에서 치료 받은 한센인들이 1976년 마을 입주식을 갖고 정착하면서 자립 수단으로 대규모 축산 양계업을 해 온 것에 착안해 'Egg(계란)'으로 명칭을 정했다. 이 갤러리는 다양한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Art Collective도성’이라는 예술집단이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그 결과물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Art Collective(예술집단)로는 인도네시아의 루앙루파가 있다. 루앙루파는 가장 권위있는 미술행사로 알려진 독일 카셀 도큐멘타의 예술감독으로 선정돼 전 세계에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언론인 출신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박성태 대표작가는 이날 “지난 2013년 도성마을에 처음 방문했을 때 도성교회 송찬석 목사의 권유로 10년간 마을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 때문에 이 곳에 왔다”며 “예술집단 루앙루파와 같이 다양한 예술인들이 참여해 여수지역에서 처음으로 도큐멘타 행사를 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작가는 지난 2014년 여수진남문예회관에서 이 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담은 ‘우리안의 한센인-100년만의 외출’이라는 사진 전시를 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설학순 농원장은 이날 “박성태 작가의 한센인 전시를 계기로 도성마을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에그 갤러리 개관으로 예술이 도성마을과 일반인들이 지금보다 더 소통해 행복한 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동화 여수미협 지부장도 축하 말을 전했다.
"한센인이라고 어려운 분들의 특수한 공동체였거든요. 이 갤러리를 계기로 인간 존엄이라고 하는, 인간 존중이라고 하는 그런 부분에 우리가 다 같이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예술가들이 더 앞장서 보겠다고 하는 취지로 개관한 것이라고 하니까요, 그런 소통이 잘 이루어졌을 때 마을에 발전된 변화가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성마을의 공간과 주민을 상대로 예술 작업을 한 작가는 박성태 대표작가를 비롯해 이찬효 조각가(예명 찰리), 민들레 벽화를 그린 손정선 작가, 천재조각가 류인의 미망인 이인혜 작가 등 4명이다.
이날 행사에는 마을 주민들 뿐 아니라, 전남도립미술관 이지호 관장, 광주시 상무소각장 문화재생 총괄기획자 김규랑 감독, 천재조각가 류인의 미망인 이인혜 작가를 비롯해 박동화 여수미협 지부장, 문화공동체 컬쳐큐브 박치호 대표, 갤러리노마드 김상현 관장, 디오션갤러리 박은경 작가,돌산자연예술학교 성창희 교장, 지역에서 예술인 후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시민, 시의원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여수시립합창단 유원경 소프라노는 축가로 입주를 축하했다.
광주시 상무소각장 문화재생 총괄기획자 김규랑 감독은 이날 전시장을 둘러보고 도성마을 존재를 이제 알았다며 작품을 보고 깊게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가 도성마을이라는 곳 자체를 몰랐어요. 여기 에그갤러리를 오면서 도성마을이라는 존재를 알게 됐고 박 작가의 전시 작품 보면서 이 마을의 역사나 이런 사람들의 스토리에 가슴이 아팠고...
같은 동시대를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살았던 마을 사람들을 박 작가님이 작품으로 만드셔서 이렇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좋았습니다.
작품 한 점 한 점이 다 너무 따뜻하고, 우리 엄마 아빠 같고 또 우리 가족 같고 이런 느낌들이 이 작품에서 느껴져서 되게 큰 감동이었던 것 같아요. 이 갤러리를 통해서 도성마을이 정말 많은 분들과 함께 사랑이 가득한 마을로, 또 조금씩 문화마을로 더 변화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도성마을은 현재 85가구 주민 200여 명이 거주하고 있고, 최근 전라남도와 여수시가 환경개선사업에 나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