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소개
필자 주경심은 현재 ‘허그맘허그인 여수직영센터’ 원장이다. 10년간 상담사로 일하며 그동안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안고 고향에 돌아와 부모교육 및 폭력예방 강사로 활동중이다.
몸의 병도 보이지 않는 곳의 병이 더 치명적이라고 의사들은 말한다.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인 것처럼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면 도움을 청해야한다.
주경심 칼럼니스트는 이번 코너를 통해 사람들이 가진 마음의 병을 살펴보고 근본 원인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은 착각과 거짓말을 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아마도 돌 전후 아이를 둔 부모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우리 아이가 8개월인데 말을 해요.
우리 아이는 엄마보다 할아버지를 먼저 말했어요.
우리 아이는 아직 돌도 안됐는데 '배가 고파요'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니까요.
물론 환상과 착각이 깨어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교실에서 내 아이는 그저 평범한 아이 아니 차라리 평범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게 되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것도 지능이야? 설마 이런 것까지 알 수 있어?
웩슬러에 따르면 지능이란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며 환경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개인의 총합적, 전체적 능력이다.
지능검사의 주요 목적은 학습능력 수준을 보기 위함이다. 여기서 말하는 학습능력은 학교공부와 관련된 학업능력과는 구분된다. 언어적 능력에서부터 시·지각능력, 운동적응능력, 정보수집과 문제해결력, 주의력과 사회성 뿐만 아니라 우울, 강박성 성격장애 특성도 파악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심리상태를 전반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풀밧데리 검사에도 지능검사는 꼭 시행되고 있다.
지능은 평균이 100이다. 이 말은 두 사람이 있으면 한 명은 지능 100이 넘고 다른 한명은 100이 안 된다는 뜻이다. 흔히 말하는 지적장애는 70이하의 지능으로 생활기능, 사회성, 학습능력 부분, 즉 지적기능과 적응기능에서 결손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또래와는 분명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지적장애의 동반질환으로는 단순학습장애, 의사소통 장애등이 있을 수 있고, ADHD등의 신경인지장애와는 구분되어야 한다. 즉 지능이 낮다고 모두가 지적장애는 아니고 지적장애는 한 가지 증상만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혹시 우리 아이가 지적장애?
인구의 2%정도가 지적장애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등록된 지적장애는 0.3%정도 밖에 안된다. 지적장애를 놓치는 사례는 어떤것이 있을까?
첫째, 지적장애에 대해 잘 모른다.
조금 부족하려니 생각해 버리거나, 대기만성형 또는 적응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늦된 아이라고 간과해 버린다. 지적장애 2급은 군입대가 면제고, 3급은 대기이지만 전쟁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사실상 면제와 다름없다. 하지만 지적장애 수준의 지능임을 모른 채 입대를 하면 부적응을 호소할 수 밖에 없다. 일상생활에는 무리가 없지만 전문성, 집중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장애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성숙도등 기타 기능적인 부분에서 종합적 평가가 필요하다. 단순히 지능이 낮다고 무조건 장애등급을 받는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둘째, 인정하지 않는다.
지적장애는 외견상 정상인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부모의 무심함과 회피, 외면으로 학교나사회 관계에서 실질적인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장애를 개인적 책임으로 묻는 사회분위기와 전생의 업보라고 여기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지적장애 수준의 지능은 특정 수준 이상의 어떤 것을 배우고 익히고 실행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초등학교 때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중학교에 가서야 친구관계나 학습에서 비행행동이나 충동성에서 문제가 드러나 부랴부랴 의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 '성숙효과' 기대하려면
지능검사 의뢰가 들어왔다.
초등 5학년 남학생으로 어릴 때 ADHD 진단을 받고 2개월 정도 약을 복용했으나 부작용이 심해 임의로 끊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약간의 성숙효과로 어릴 때 보다는 충동행동이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학교에서, 집에서, 대인관계에서 예측할 수 없는 돌발행동으로 주변사람들의 지적을 받고 있었다.
부모 역시 학교선생님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이가 다른 또래 아이와는 좀 다르다는 평가를 여러 번 들었고, 부모의 입장에서 봐도 간단한 지시조차 이해하고 수행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능검사의뢰를 한 것이다.
검사결과 의뢰된 아이의 전체지능은 93으로 정상 범위내에 포함되지만 사회성부분에서 의미있는 점수를 보였다. 특히 삶에서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하는 점수가 상당히 낮았다. 예를 들어 수학시간에 영어공부하고, 영어시간에 과학 공부를 하는 것이다.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기 이전에 보이는 특징일수도 있지만 가족 구조상 늦게 본 귀한 아들에게 과한 관심과 집착을 보이는 모의 태도가 아이의 성장과 성숙을 가로막고 아이스스로 헷갈리게 만들어서 행동을 결정하고 통제하지 못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의심되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부모 면담이 필요했다.
면담결과 모는 도덕성이 높고, 종교가 있어 삶의 가치관과 자녀에게 기대하는 행동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니 엄마가 곁에 있는 상황에서는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학습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어린아이 기질이 발현되어 산만하고 튀는 아이로 보일 수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아이가 스스로 경험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그 안에서의 성취 경험을 반복하면서 인내심과 자율성이 성장 할 수 있도록 고양이 양육법을 설명해주었다.
지능검사는 언제하면 좋을까?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은 학교에서 정서행동평가와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검사를 받게 된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 진로를 탐색하고 상위학교를 고민해야 되는 시기로 나의 학습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학습능력을 방해하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아울러 능력간 괴리는 없는지 점검하고 그에 맞게 준비한다면 학습에서도 관계에서도 자존감에서도 또래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올바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내려야 할 정거장을 놓치면 다음 정거장에서 다시 돌아오면 되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를 놓치면 다시 돌아오기는 어려울뿐더러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건강검진도 아프지 않을 때 미리 받고,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를 단련시키면 병에 걸릴 확률이 적어지는 것처럼...
정서나 심리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때 발견한 지적장애와 중학교 때 발견한 지적장애는 결과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치료하는 방법과 기간이 달라진다. 그리고 지적장애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자신의 지능을 알고, 강점과 약점을 발견함으로 자존감이 높아지고, 분명한 목표를 찾아 내달릴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한다.
부모의 지지와 격려가 아이들을 걷게 한다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아이가 스스로 내딛는 걸음은 아이를 뛰게 할 것이다. 우린 그 아이를 위해 환호와 박수를 준비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