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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쓸모없는 존재가 됐나?"... 고령화시대 노인들의 고민

살아온 경험을 집대성해 후세대에 전하며 소외감을 극복해야

  • 입력 2023.08.26 08:05
  • 수정 2023.08.26 08:51
  • 기자명 장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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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
▲ 어르신

쓸모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이 늘어난다. 자살률도 압도적 세계 1위라고 한다. 이유가 있다. 출생해서 노인이 되기 전까지는 역할이 있었다. 귀한 자녀로 태어나 성장해 사회일꾼으로 일관되게 희생하며 살아온 부모 역할이 그것.

그렇게 쭈욱 살아 올 때는 소속감이 있었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살아왔다. 그 당시는 언제까지라도 필요한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노인이 되면서부터는 급속도로 역할이 없어지고 활동 영역이 좁아졌다. 

그렇다 보니 자식과 손자들한테만 더욱 친밀한 정서적 관계로 고착되어간다. 조부모의 애착이 깊어가는 데 반비례해 자녀들은 조부모와 멀어져간다. 자식도 손자도 바쁜 세상에 살아간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 버렸다. 아날로그적인 시대에 살았던 세대들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격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진다. 

늙은 노인들이 이제 할 일이 없어졌다. 그 자리에 없어도 아무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날이 갈수록 상실감과 소외감은 점점 커가고 우울하고 서럽다. 빈둥지 증후군을 미리 예방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하고 살아온 게 서럽다. 

둥지를 떠나간 자녀들은 그때부터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한정된 시간에 모든 삶의 방식을 터득 하다보면 부모는 뒷전이 되게 되어있다. 다양화된 세상속에서 여기저기 소속을 두고 사는 젊은이들은 시간이 부족하다. 이해 잘해주는 자기편인 부모에게 시간을 할애할 시간이 없다.

이때부터 늙어가는 부모는 자녀한테 섭섭함을 느끼게 된다. 기력이 딸리고 아픈데가 생기면 더욱 소외감을 느끼며 자녀들한테 애착이 가게 된다. 여기서부터 노부모와 자식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 노부모는 할 일 없어지는 시기가 자꾸 다가오고 자녀들은 여러 가지 역할에 바빠 서로 상반된 시각 때문에 부딪히게 된다.

정보 혁명 시대 이전에는 노인들이 살아왔던 과거의 다양한 경험은 유용하고 유익한 조언이 되어 자녀들과 후배들과 나누는 지혜로운 어른 역할로 존중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매일매일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와 급변하는 새로운 IT 기술을 이해하고 따라가지 못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답답한 뒷방 늙은이로 밀려났다. 

노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세상은 점점 좋아지는데 노인들이 살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격차가 노인들을 취약한 계층으로 전락하게 만든다. 노인들의 질문은 주책이고 불편하게 느낀다. 어린이와 청소년한테 채워주듯이 노인들한테도 동일한 사회적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이 시기가 되면 쓸모없다며 우울해진 노인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있다. 무엇을 하던 이 시기부터는 내 일이 있어야 한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가 있어야 한다. 공감과 감성을 나눌 사람이 있으면 더 좋다. 대화가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추억도 공감하고 지식도 공유하고. 서로 다른 가치관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 섬달천 마을 어르신 ⓒ조찬현   - 자료사진
▲ 섬달천 마을 어르신 ⓒ조찬현   - 자료사진

자구책으로 늙음을 대우받으려 하지 말고 늙을 때까지 쌓은 많은 경험을 활용하면 된다. 노인들은 세월이 준 수많은 경험을 통해 젊은이들이 갖지 못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경험과 실패와 성공들. 나열하면 수없이 많을 것이다. 이들을  접목해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만드는데 집중해도 좋을 듯하고 주위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좋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가치있고 재미나는 일을 찾아 좌절없는 노후를 보내야 한다.  2022년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가 901만 8000명이라고 한다. 국민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노인을 방치한다는 것은 죄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노인들이 뭘할 수 있을까 궁리했던 생각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살아온 모든 것을 정리시키고 앞으로 살아갈 것도 구체화 시켜 배포시키는 풀렛폼을 만들면 쓸모있는 노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령사회에 접어든 오늘날 누구를 막론하고 교육시켜주고 지원해 주는 것을 제도화하면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는 한 방법이기도 하고 복지의 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 시대의 복지는 생명 유지 복지보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현존하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가 달라져야 한다. 

국민소득 5만불 시대, 노령인구가 세계 1위를 차지한다는데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1/5의 사회가 우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밝은 노인으로 사는 방법은 살아온 다양한 경험을 집대성해 후세에 전하는 것도 소외감에서 벗어나는 수단이다. 

노인들 이시여~, 자존감을 지키고 기억속에 남는 어른이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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