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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칼럼] 새해 누구를 위해 무엇을 다짐하셨나요?

스스로에게 무엇을 약속하셨나요?
나를 위한 다짐이 필요합니다

  • 입력 2024.01.09 07:25
  • 수정 2024.01.09 07:37
  • 기자명 주경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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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익숙한 것을 반복한다. ⓒ pixabay 
▲ 사람은 익숙한 것을 반복한다. ⓒ pixabay 

무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설렘과 동시 두려움을 가져옵니다.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고, 누구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니 당연하지요. 그럼에도 나는 설렘을 더 크게 느끼는 사람인지, 불안과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사람인지 한 번쯤은 탐색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뇌를 포함한 우리의 몸은 ‘익숙한 것’을 ‘좋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나은 정보, 더 나은 사람이 있음에도 익숙한 정보를 선택하고, 익숙한 관계를 반복하게 된다고 합니다.

설렘을 더 친근하게 경험하는 사람은 기질적으로 자극 추구가 높을 가능성이 있고, 그런 만큼 자신에게 주는 보상과 강화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정보와 관계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반면 불안과 두려움을 더 익숙하게 지각하는 사람은 기질적으로는 위험회피가 높아서 보상이나 칭찬이 좋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비난을 포함한 처벌에 대한 염려가 큰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안정적인 것, 익숙한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 ⓒpixabay
▲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 ⓒpixabay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고 합니다. 위기와 기회가 나란히 오면 그나마 알아보기 쉬울 텐데 위기 뒤에 바짝 붙어서 오기 때문에 기회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선택하거나 쉽게 포기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지난날의 익숙한 선택들이 지금의 나에게 만족보다는 불만과 두려움을 더 안겼다면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다른 것을 과감하게 선택해 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10살 때 입었던 옷이 아무리 감촉이 좋고, 디자인이 예뻐도 마흔 살에는 입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나이에 맞는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새로 산 옷이 어색하고 불편해도 몇 번 입다 보면 편해지는 것처럼 삶도 적응과 도전을 반복하는 긴 여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타고난 팔자는 바꿀 수 없지만 타고난 운명이란 없다는 말처럼 내 부모, 내 외모를 선택할 수 없었지만, 나의 인생만큼은 스스로 선택해야 진정한 삶의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해가 바뀌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부터 그저 나이의 숫자가 바뀌는 것뿐이라고 우겨봐도 나이에 맞는 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은 생각도, 행동도 움츠러들게 만듭니다. 옷차림, 걸음걸이, 말투, 생각까지 조금씩 성장해야 함에도 어쩌면 성장을 방해하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 아닐까 합니다.

▲ 나의 인생만큼은 스스로 선택해야 ⓒ pixabay
▲ 나의 인생만큼은 스스로 선택해야 ⓒ pixabay

그래서인지 해가 바뀌면 자기 삶과 가치관을 점검받기 위해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돈만 좇으며 살아왔는데, 어느 날 보니 집에 자신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아 상담실을 찾은 아버지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저에게 물어왔습니다.

20년을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어느 날 몸이 아주 아파서 병원에 갔다가 암 진단을 받았는데, 그 순간에도 시어머니 밥걱정을 하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서글퍼서 병원 복도에 주저앉아 울었다는 대한민국 며느리도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살았는지를 물어왔습니다.

부모가 하라는 대로 시키는 거 다 하면서 노력했음에도 원하는 대학에 붙지 못한 고3 학생은 자신과 눈맞춤도 해주지 않은 아버지를 볼 자신이 없어서 방에서 숨죽인 채 울기만 했는데 자신이 어떻게 해야 아버지 기분이 풀어질지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31개월 아이 엄마는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키우고 있는데도 짜증이 느는 아이를 보면서 자신이 뭘 잘 못 하고 있는지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가족을 남부럽지 않게 부양하고 싶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삶의 가치관이었던 아버지, 내 몸보다 시어머니를 더 아끼고 보살피면서 불만 없이 살았는데, 자기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나보다 시어머니를 먼저 생각하는 며느리, 그리고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온 아들....

자신처럼 초라한 어린 시절을 아이가 경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육아서란 육아서를 다 읽으면서 아이를 키웠지만 행복해하지 않는 아이를 보면서 좌절을 경험하는 엄마.. 이분들은 가족이, 시어머니가, 아버지가, 아이가 다짐의 원천이었을 것입니다.

▲ 세상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하는 관계는 바로 ‘나’ ⓒpixabay
▲ 세상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하는 관계는 바로 ‘나’ ⓒpixabay

다짐은 ‘이미 한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거나 확인한다'는 뜻의 동사입니다. 즉, 움직여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움직임의 주체가 ‘나’였다면 다짐의 주체도 ‘나’여야 합니다. 나의 손발이 움직여서 나의 등을 긁었을 때 시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손으로 타인의 등을 긁는다고 내가 시원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도 과거와 타인을 통제하거나 바꿀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상담은 ‘나’를 찾아가는 작업 과정이며 상담사는 작업동맹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하는 관계도 ‘나’여야 하고 세상에서 가장 먼저 맛있는 음식을 먹어봐야 하는 것도 ‘나’여야 하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내 편’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서운하고 억울하고 분하고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내가 이만큼 참았는데 몰라줘서 내가 이렇게 노력했는데 달라지지 않아서 말이에요.

그래서 아직 새해 다짐을 못 찾으신 분들에게 저는 ‘나를 돌보는 한 해’라는 다짐을 가져보시라고 권해드리려 합니다. 내 생각, 내 감정, 내 말, 내 행동, 내 욕구, 내 몸, 내 소망을 내가 제일 먼저 알아주고, 소중히 대해주고, 어떤 순간에도 ‘내 편’이 되어주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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