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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활짝 핀 화태도...해양쓰레기는 넘쳐

지난 가을 파종한 화태도 유채꽃, 올해 처음 활짝
화태도 섬 전체 유채꽃 노란빛으로 가득
바닷속 가득한 플라스틱 쓰레기, 아무리 치워도 제자리
해양쓰레기 처리,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 입력 2020.04.04 22:11
  • 수정 2020.04.05 08:23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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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태도 해양정화활동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시은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도시봉쇄, 외출금지령을 내리면서 반사이득을 얻은 분야가 있다. 바로 대기분야다. 중국에 위치한 전세계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자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가 대폭 감소하며 전세계 하늘이 눈에 띄게 화창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수에서도 환경보호에 두 팔 걷고 나선 단체가 있다. 바로 여수해양구조대다.

4일 화태도 해양정화활동에는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외에도 여수꽃사모, 여수일레븐브릿지마라톤조직위원회 등 4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거리두기가 요구되자 되도록 적은 숫자로 구성하려 했지만 참여를 원하는 시민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는 게 박 대장의 설명이다.

 

화태도 갯가길, 이제는 유채꽃길

ⓒ정종현

이날 이들이 해양정화활동 장소로 택한 화태도 갯가길 유채꽃밭은 올해 처음 조성됐다.

여수갯가길은 지난해 11월 이곳에 유채꽃을 심었다.

바다와 잘 어울리고 추운 겨울에도 끄떡 없이 자라는 유채꽃은 이곳 화태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사단법인 여수 갯가’가 돌산 갯가길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화태도 주민들이 “우리 동네도 비슷한 것을 만들어 달라” 라고 부탁하여 이뤄졌다. 화태도 갯가길은 사단법인 여수갯가가 만든 다섯번 째 갯가길이다. 총 5코스 갯가길 중 화태도 갯가길은 3코스에 해당한다.

ⓒ정종현
ⓒ정종현

지난 2018년 칡넝쿨 투성이던 이 땅을, 여수갯가길 회원 예닐곱 명이 다섯시간 넘게 예초기로 칡넝쿨을 제거해 장소를 확보했다. 칡넝쿨은 자라는 속도도 매우 빠르기 때문에 관리도 쉽지 않다. 이후 작년 11월 땅 주인과 이곳에 꽃을 심기로 협의를 마쳤다. 아름답게 자란 유채꽃을 보고 주민들이 앞다퉈 "내 땅에도 꽃을 심어달라" 부탁해왔고 여수갯가길 초기부터 후원해온 청정게장촌 박현숙 대표가 유채꽃 씨앗비용과 포크레인 동원 비용을 지불하기로 하면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여수갯가길 김경호 이사장은 손수 나서서 지난 11월 하순 제주에서 비행기로 공수한 씨앗을 심고 그 위를 모기장으로 덮어 고라니가 뜯어먹지 못하게 막았다. 참여자 대부분이 ‘초짜’인 탓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꽃들도 많지만 "이정도면 성공적"이라는 게 사단법인 ‘여수 갯가길’ 김경호 이사장의 평이다. 그는 “파종 시기가 늦어 걱정이 많았는데 잘 자라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유채꽃을 꾸준히 관리할 예정이다.

드넓은 유채꽃밭이 아니더라도 하화도 마을 주변에서는 유채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유채꽃밭 조성 당시 구경 온 주민들이 하나둘씩 묘종을 받아가 집 주변에 심었기 때문이다.

여수갯가길에게서 받은 유채꽃씨를 마당에 심었다 ⓒ전시은

 

천연 자연을 간직한 화태도,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

2일 여수시가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를 수거했다 ⓒ박근호

화태도는 지난 2015년 12월 돌산도와 연결되는 다리가 놓이며 육지로 편입됐다. 2017년 4월29일 개통된 화태갯가길은 총 5코스로 비렁길과 소나무숲길을 통과하며 화태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화태도 주민들은 관광객이 놓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6일과 30일 본지 기사가 나간 후 ([사진고발] 모아놓은 섬 쓰레기 결국엔 방치), 갈길 먼 해양쓰레기 제로화) , 여수시는 2일 오후 청소선과 업체를 보내 쓰레기를 모두 수거했다. 같은 날 화태도 어촌계에서도 해변에 방치된 쓰레기를 모두 청소했다.

깨끗해진 화태도 해안가 ⓒ박근호

이곳 화태도 바닷속에는 폐어망과 폐어구 쓰레기가 많다. 특히 해조류 등이 붙어 있는 어망은 무게가 1.5kg에서 최대 2kg까지 나가는데 이를 두세 개씩 연결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비가 없이 맨몸으로 육지까지 끌고 나오기 쉽지 않다. 결국 이날 구조대원들은 폐어구를 뭍으로 가져오지 못했다.

해양오염은 단순히 바닷가를 낀 특정 지역이 겪는 환경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30일 JTBC는 서울의 한 수산시장에서 판매 중인 해산물 4종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도했다. 특히 굴에서는 1개당 평균 3조각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는데 이는 수산물이 먹이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체내로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갔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여수 어민들은 주로 스티로폼 부표를 사용해 굴양식을 하는데, 이유는 플라스틱 부표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로폼 부표에서 떨어져나간 쓰레기는 그대로 바닷물에 섞여 환경을 오염시킨다.

일반적으로 공기통은 얕은 표면에서 최대 한 시간 반 정도 사용 가능하다. 이날 잠수부들은 40분씩 두 차례 잠수했다. ‘조금’ 때라 시야가 맑아 보통 때보다 일이 수월했다는 게 잠수부들의 설명이다. 물밖으로 고개를 내민 상괭이도 간간이 보였다.

한편 이날 잠수부의 잠수 장소를 두고 주민들과 작은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한 화태도 주민은 잠수부들에게 양식장 뒤로 펼쳐진 깊은 바다에 쓰레기가 훨씬 많다며 육지와 밀접한 해양청소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주민은 화태도 관광객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바닷속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니 고마운 일이라며 뭍에서 오랫동안 잠수부를 지켜보기도 했다. ‘어로행위 금지’ 팻말이 붙어있지만 외지에서 오는 낚시꾼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들이 아무렇게나 버리는 쓰레기가 섬에 나뒹구는 일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는 “외지 낚시꾼들이 고기를 잡아가서 주민들이 살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잠수대원이 주워온 해양쓰레기 ⓒ전시은

화태도는 매우 작은 섬이다. 박근호 대장의 말마따나 “차를 타고 5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조그마한 섬 화태도는 관광객이 해변에 버리고 간 쓰레기 외에도 숙박을 하는 낚시꾼들이 바닷속에 버리는 쓰레기로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홍태경 잠수대원이 들고 올라온 어망에는 바닷속에서 떠돌던 포도즙 봉지와 커피믹스 봉지가 들어 있다. 그는 어망을 내려놓으며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들어 시야확보가 전보다 나았다"고 말했다.

바닷속에 가라앉은 어구ⓒ박근호

하지만 섬 뒤쪽 해변가를 청소하고 온 배기준 꽃사모 회원의 말은 다르다. 묘두 방향 해변가에 플라스틱 물통과 스티로폼, 비닐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고 그는 말했다. 오랫동안 꽃사모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예전보다 쓰레기가 더 많아졌다. 어구와 스티로폼, 바다에서 해변으로 밀려온 쓰레기들은 고질적인 문제라, 정부나 지자체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민들이 쌓아둔 쓰레기가 한곳에 모여 방치되어 있다. 선박용 페인트통은 언제 버린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녹슬어 있다ⓒ전시은

 

ⓒ전시은

한편 여수해양구조대는 지난달 14일 둔덕동주민자치위원회와 연등천 주변에 봄꽃을 심고 23일에는 꽃사모 회원들과 여수고속버스터미널 주변 도심공원, 여객선 항구 소독을 실시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시내청결활동에 힘쓰고 있다.

작년 한해 시내 곳곳을 누비며 20여 회 해양정화활동을 실시한 여수해양구조대는 올해 환경정화 스케줄도 벌써 빽빽하다.

박근호 여수해양구조대 대장은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갯가길 주변의 해양쓰레기가 모두 수거되었다. 함께 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아름답고 깨끗한 해양환경을 위해 시민 한 분 한 분의 참여가 더욱 소중함을 깨달았다. 여수해양구조대는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여수해안의 청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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