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여수여행 그림이 되다‘ 작업실 투어를 하면서 만나게 된 최병수작가.
그가 탄생시킨 작품은 다양한 주제만큼 재료도 다양하다. 작업실도 만물상을 연상하게 해 ’만물을 상상하여 창작해내는 곳'이다.
나는 가까이에서 그의 작품활동을 지켜보며 매우 흥미롭고 다이나믹한 그의 작품 세계를 공유하고 있다. 그는 쇠를 다루는 철인이 아닌 천재성을 지닌 철인 같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의 행적은 역사의 현장으로 기록되어 민주화의 전사로 알려지고 지금은 환경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세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양한 세상 이야기 만큼 쓰여진 재료도 다양하다. 그는 작품 이야기를 끊임없이 한다. 혹자는 "최 작가가 말이 많다"고도 하지만 그는 작품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그의 작품 세계를 즐기는 팬이 되었다. 그의 팬이 되니 그의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는 영광도 맛보고 산다.
그런데 최근에는 나보다 더 열광적인 최병수 작가 팬이 생겼다. 돌산 비고리조트의 김창주 회장. 그분 역시 최병수작가 작품세계의 블랙홀에 빠진 듯 하다.
김 회장은 최 작가가 1만2천평 현장을 맘껏 누리도록 판을 깔아 주었다. 비고 앞에 펼쳐진 경도 앞바다는 덤이다. 그는 동이 트자마자 산으로 가고, 바다로 내려가 바위를 깨고 바닷물을 가누며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가까이에서 최 작가의 살맛나는 하루를 바라본다. 비고리조트에서는 최작가가 작업하며 숙박할 수 있는 고급룸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등을 붙이고 있을 시간이 거의 없다. 동이 트는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비고 현장을 누리며 ‘쉼’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예술이라는 추임새로 더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전시장에 걸려있지 않다. 그의 작품은 작업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는 현장에 달려가 현장을 담는다. 그래서 비고에서 생활하며 ‘쉼’을 원하는 사람들의 필요를 읽어 작품을 탄생시킨다.
지금 비고리조트는 최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최작가의 일생이 밀려 오고 있다.
고 백기완선생님 아드님, 고 문동환 목사님 따님이 비고에 머물며 최 작가와 김창주 회장을 응원해 주었다.
그리고 그림으로 입문하게 한 최 작가의 미대생 친구 ‘마당을 나온 암탉’의 김환영 작가, ‘여수역’을 쓴 소설가 양영제 작가, 이야포 폭격의 증인 이춘혁 어르신도 비고에 머무르며 피로를 내려놓고 여수를 담고 갔다.
어제는 아주 특별한 분이 오신다며 최 작가가 이런저런 것을 함께 준비하자고 연락이 왔다. 6월 붉은 눈물을 흘리신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께서 오신다기에 함께 맞이 했다.
배 여사께서는 광주에서 '5월 어머니집' 관장과 동행하셨고 비고리조트에서는 여느 때처럼 기꺼히 이분들에게 숙소를 제공 해 주었다.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만남이 이어지는 곳, 바라만 봐도 행복하다.
비고리조트는 최병수 작가라는 인물을 담으며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함께 담고 있다. 그 분들이 묵을 방에 비고리조트 식구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웰컴플라워가 눈시울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