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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장사'로 변질된 경도 개발.. 문제점은?

7일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서 정책토론회 개최
전남도의원, 여수시의원, 시민단체, 광양만권 경자청 관계자 참여
참여 제의받은 전남도 투자유치과장과 미래에셋 관계자 불참
"홀로 우뚝 솟은 경도 생활형 숙박시설은 과거 한신아파트 사례 답습할 뿐"

  • 입력 2021.10.07 15:38
  • 수정 2021.10.08 07:04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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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회 소회의실서 열린 토론회 모습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서 열린 토론회 모습

여수 경도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을 둘러싸고 여수시의원들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을 항의방문하고 시민단체가 생활형숙박시설 반대시위를 펼치는 등 갈등이 거세지자, 여수시의회와 시민단체가 사업 문제점 진단과 공론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7일 오전 10시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여수시의원과 전남도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정책토론회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초기 투자계획서 내용 변경... 1,171명의 레지던스 소유권자만 남아

▲강정희 전남도의원
▲강정희 전남도의원

첫 번째 발제자로 강정희 도의원이 나섰다.

강 의원은 현재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의 경과와 쟁점을 짚었다. 강 의원에 따르면 경도 개발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부족한 숙박시설과 휴양시설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됐다. 이후 2009년 국토부에서 박람회지원시설로 지정 및 고시를 받아 전남도는 전남개발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정했다.

강 의원은 “당시 계획에 따르면 숙박시설은 지금처럼 생활형 숙박시설이 아니라 빌라였다”며 2017년 작성된 투자협약서를 공개했다. 강 의원은 “사업시행자가 전남개발공사에서 YKD로 변경되며 마스터플랜이 기존 테마크 부지가 상가시설지구로 변경됐다. 게다가 2020년 7월에는 이마저 타워형 레지던스 신축으로 다시 변경됐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미래에셋이 지역사회의 반발에도 타워형 레지던스 신축을 고수하는 이유가 분양대금과 연관된 것이라는 의문이 든다"며 "미래에셋이 이 의혹에 반드시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할 미래에셋이 불참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함께 불참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이와 같은 변경을 승인한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과 개발사인 미래에셋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상우 여수시의원
▲이상우 여수시의원

이상우 시의원은 경도개발의 문제점은 당초 투자협약대로 공공개발의 성격을 띄지 않고 ‘분양장사’로 변질되버린 점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초기 계획에 따르면 상업지역 개발도 경도 연륙교높이인 25m에 맞춰서 설계됐지만 이후 변경된 점을 문제삼았다.

이 의원은 “콘도와 호텔이 이용권을 분양하는 것과 달리 레지던스는 소유권을 분양한다”며 “공공성을 띤 사업임에도 1,171명의 레지던스 소유권자들이 생겨나게 되면 관리자가 모호하게 된다. 결국 가장 큰 지분을 가진 미래에셋이 관리자가 되면 레지던스는 미래에셋의 소유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금호 전남대 교수
▲정금호 전남대 교수

세 번째 발제자인 정금호 전남대 교수는 미래에셋이 추구하는 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정 교수는 여수 경도가 개발자 미래에셋의 사유지인지 반문하면서 레지던스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미래에셋의 의견에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에서 비교 대상으로 삼은 싱가포르 센토사가 경도 개발과 어떤 차이점을 가졌는지 설명했다. 정 교수는 “저밀도의 센토사는 레지던스가 아니라 대단위 주거단지가 있을 뿐”이라며 “유니버설 스튜디오, 비치 등 즐길거리가 있는 센토사와 달리 경도는 오직 숙박시설 하나만 존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금호 교수 발제 자료. 위는 생활형숙박시설 설립 이전, 아래는 설립 이후 모습
▲정금호 교수 발제 자료. 위는 생활형숙박시설 설립 이전, 아래는 설립 이후 모습

정 교수는 경도 생활형 숙박시설이 지난 2010년 국토경관훼손사진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여수 한신아파트 사례를 답습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초고층 건물이 들어선 서울 타워팰리스와 비교하며 인근 주민들이 겪을 고충도 헤아릴 것을 주문했다.

정 교수는 “타워팰리스 주민들은 천국에 살지만 지역은 교통지옥이 되어 주민들은 결국 지역을 떠나게 된다. 관광객은 잠을 자지 않고, 관광지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수시는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니며 정주환경을 훼손시키는 관광객이 아닌 시민을 위한 투 트랙의 정책을 세워야 한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사회적 기여와 공공성 고려하겠다고 말한 박현주 회장.. 악속 지켜야"

▲김대희 여수YMCA 사무총장
▲김대희 여수YMCA 사무총장

2부 지정토론에는 여수YMCA 김대희 사무총장이 발제자로 나서 경도 개발에 관한 시민단체의 입장을 전했다.

김대희 사무총장은 “2007년 전남도개발공사로부터 경도 개발이 진행됐을 때부터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공공개발이라는 점에서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7월부터 생활형숙박시설로 미래에셋이 사업변경안을 제출하며 문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이 생활형숙박시설을 고집한다면 지난 2017년 전남도가 공공개발을 미래에셋 민간개발에 넘긴 양수도 계약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희 사무총장은 지난 2017년 박현주 회장이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약속한 내용도 전했다. 당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미래에셋의 경도 개발 참여는 사회적 기여와 공공성을 고려함은 물론 고향 발전을 위한 것이며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해서 정해진 일정대로 차질없이 투자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대희 사무총장은 “미래에셋이 생활형 숙박시설 계획을 철회한다면 박현주 회장이 기존에 약속했던 해양관광개발을 실행할 것이라 믿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지정토론자로 예정된 이병용 전남도 투자유치과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토론회 참여를 제안받은 미래에셋 최창선 본부장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매주 목요일 경제자유구역청 앞에서 1인시위를 실시하고 있다. 연대회의는 미래에셋의 생활형숙박시설 건립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햔편 또다른 지역 시민단체인 여수시 관광발전 범시민운동본부는 6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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