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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통에 쳐서 하니까 송편이 쫀득쫀득하니 맛있어요“

여수서시장 주부떡집... 방송이 극찬한 전통시장 명품맛집

  • 입력 2022.09.08 11:05
  • 수정 2022.09.08 11:10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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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송편을 빚고 있다.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 대표 김덕기씨다.ⓒ조찬현
▲ 추석 송편을 빚고 있다.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 대표 김덕기씨다.ⓒ조찬현

아주머니 두 분이 추석 송편을 빚고 있다.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이다. 모 방송이 극찬한 전통시장 명품맛집이다. 지난해에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이웃한 전집의 서대전, 조기전과 더불어 호박 시루떡이 소개되기도 했다.

40여 년 전 서시장 입구 도로 가에서 떡집을 시작했다. 3년의 노점을 거쳐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자리 잡았다.

길에 앉아서 떡 깔아놓고 장사 시작

다음은 주부떡집 김덕기(66세) 주인장과 일문일답이다. 지난 6일이다.

- 떡집을 하신 지 몇 년 되었나요.

“저 언니(여서방앗간)가 좀 조금 오래 했어요. 나는 길에 앉아서 떡 깔아놓고 한 3년 장사하다가 이곳을 인수했어요.”

▲길에 앉아서 떡 깔아놓고 한 3년 장사하다 인수했다는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이다. ⓒ조찬현
▲길에 앉아서 떡 깔아놓고 한 3년 장사하다 인수했다는 여수 서시장 주부떡집이다. ⓒ조찬현
▲서시장 주부떡집 대표 메뉴 호박시루떡이다.  ⓒ조찬현
▲서시장 주부떡집 대표 메뉴 호박시루떡이다. ⓒ조찬현

- 호박 시루떡이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하던데 떡 자랑 좀 해 주세요.

“늙은 호박 시루떡이 제일 인기가 좋아요. 그다음에 쑥 인절미, 우리는 진짜 쑥만 넣어서 하는데 정말 맛있어요. 쫀득쫀득하고 보들보들하니 맛있어요.”

- 쑥 인절미에 들어간 쑥도 특별한가요?

“거문도에서 나온 쑥으로 해서 쑥 냄새가 많이 나면서 정말 맛있어요. 해풍 맞은 쑥을 많이 넣거든요. 그러니까 봄에 300~400만원어치 쑥을 사서 냉장고에 저장했다가 사용해요.”

참깨 소를 듬뿍 넣은 옛날 깨송편

▲ 해마다 추석이면 쌀 20가마 분량의 송편을 빚는다. ⓒ조찬현
▲ 해마다 추석이면 쌀 20가마 분량의 송편을 빚는다. ⓒ조찬현

- 송편 빛깔이 정말 곱네요. 이제 송편 자랑 좀 해보세요.

“호박, 자색 고구마, 해풍 맞은 쑥송편, 쌀로 만든 흰 송편... 우리는 송편에 설탕하고 깨하고 많이 넣는데 우리 송편은 도구통(절구통)에다 많이 쳐요. 많이 쳐서 하니까 송편이 쫀득쫀득하니 맛있어요. 또 참깨 소를 많이 넣어요.”

- 옛 모습 그대로 완전 오리지널 옛날 송편이네요.

“모시송편은 모시를 넣어서 만들어요.”

- 어떤 떡이 제일 많이 팔리나요?

“이제 추석이 가까워지니까 송편이 많이 나가죠. 추석에는 깨송편, 보통 때는 모시송편이 많이 나가죠.”

- 송편 가격은 어떻게 하나요?

“송편 1kg에 만 원, 한 말(8kg)에 12만 원이에요. 송편 한 말을 하면 6kg 2박스가 나와요. 깨 들어가고 물 들어가고 반죽하고 하다 보니까 그 양이 12kg로 많아져요.”

▲ 송편 반죽을 도구통(절구통)에 치대어 만든다.ⓒ조찬현
▲ 송편 반죽을 도구통(절구통)에 치대어 만든다.ⓒ조찬현

- 송편이 여느 떡집과 다르다고 하던데 무슨 비법이 있나요?

“우리 집 송편은 조금 특이하죠. 우리는 도구통(절구통)에 치대 갖고 찍어서 만듭니다. 저 도구통에 찍으니까 훨씬 떡이 쫀득거리면서 더 맛있어요. 확실히 맛있어요. 하나 잡숴보세요.”

여수 주부떡집은 1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시장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해마다 추석이면 쌀 20가마 분량의 송편을 빚는다. 시그니처 메뉴인 호박 시루떡을 비롯하여 인절미, 절편, 백설기, 시루떡, 가래떡, 송편 등 떡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떡집의 하루는 일반인들이 잠들 무렵인 새벽 1시부터 시작된다. 밤 8시께가 되어야 일을 마감한다. 또한, 단골손님들의 떡 주문으로 인해 1년 365일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하지만 다른 떡집에 갖다가도 우리 집과 같은 떡 맛이 아니라며 다시 찾아줄 때는 힘이 난다고 했다. 손님들이 간이 잘 맞아 떡이 정말 맛있다며 또다시 찾곤 한다.

여서방앗간, 참기름 짜는 깨 쏟아지는 집

▲ 참기름을 짜는 깨가 쏟아지는 집이다. 여수 서시장 여서방앗간(여서참기름)이다.ⓒ조찬현
▲ 참기름을 짜는 깨가 쏟아지는 집이다. 여수 서시장 여서방앗간(여서참기름)이다.ⓒ조찬현

참기름 향기가 가득하다. 참깨를 볶아 참기름을 짜는 깨가 쏟아지는 집이다. 여수 서시장 여서방앗간(여서참기름)이다. 오누이가 함께한 날들이 무려 40년 세월이다. 여수 서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방앗간이다.

“여수 엄마들이 참기름 맛있다고 자주 사러 와요. 참기름을 계속 짜니까 맛있어요. 참깨를 가져오면 참기름 짜주고 그래요.”

사실 먼저 소개한 주부떡집은 여서방앗간지기 배순아(76세)씨가 서시장에서 떡도 맛있고 송편 잘 빚는 집이라며 추천했다.

방앗간은 깨가 비싸서 별로 이득이 없다지만 그래도 참기름을 짜고 깨를 볶으러 오는 손님들로 인해 늘 분주하다. 요즘은 바빠서 떡과 송편을 만들지 않고 참기름만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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