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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이 추모다” 이태원 참사 2주, 여수에서도 추모집회

“무능한 정부가 참사 불러와... 정부 잘못 가리려 ‘희생자’ 대신 ‘사망자’ 표현 사용해”
“국민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 대통령은 일하기 싫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 입력 2022.11.13 15:29
  • 수정 2022.11.15 19:00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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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민촛불문화제 참여 시민들
▲ 여수시민촛불문화제 참여 시민들

용산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7명을 추모하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수시민촛불문화제가 12일 오후 3시 여서동 문화의 거리에서 열렸다.

이번 시민촛불문화제는 특정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모임인 ‘여수시민 촛불행동’이 주최했다.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의 지전무 공연으로 문을 연 문화제는 추모곡 공연과 추모시 낭독, 시민발언으로 이어졌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추모집회에 참여했다.

지전무는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한을 달래는 의미를 지닌다.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김영 단장)는 전통을 이어가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동시에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였으며 지난 2020년에는 ‘정치검찰 규탄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영호남 범시민사회단체 긴급 시국선언문’에도 이름을 올리고 2021년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여수시민 모임’에도 함께 했다. “사회의 불합리한 구조에 항거해야 한다”는 김영 단장의 의지에 단원들이 동참했기 때문이다.

▲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 지전무 공연
▲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 지전무 공연

김영 단장은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점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게 8년 전이다.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것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가치관, 생각의 문제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경찰이 동원되어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방치도 일종의 살인행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참사 이후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담화와 사과를 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없이 단순히 ‘애도를 표한다’라는 말에만 그쳤다. 원인규명에 힘쓰거나 책임자 사퇴만 했어도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전통공연에 이어 가수 안철이 추모곡 공연을, 서수경 작가는 자작시를 낭송했다. 사회를 맡은 장진은 “그날 국가는 없었다. 15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참사를 당했다”고 말했다.

10월 29일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해서 발생한 안타까운 참사를 결코 잊어선 안된다. 여수시민들은 용산 이태원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현 정권의 무능을 규탄하며 촛불행동을 시작하려 한다”

▲ 웅천에 거주하는 황현선 씨가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 웅천에 거주하는 황현선 씨가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촛불문화제에 모인 시민들이 즉석에서 발언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웅천에 거주하는 황현선 씨는 “정부가 사고의 원인을 두고 국민의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비판했다.

“지금 이 무능한 정부는 시민들이 안전의식이 부족해 사고가 났다고 말하지만, 20대 이태원 희생자는 세월호를 겪으며 오히려 안전의식이 갖춰진 세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 몇 시간동안 구조요청을 했던 것이다.

게다가 현 정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노동교육과 기후환경교육을 없애고 부족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겠다며 교육개정에 나서고 있다. 사고 원인을 시스템이 아닌 국민의식의 문제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부족함을 인정하고 물러나야 할 사람은 물러나길 바란다.“

김미선 씨는 “10월 29일 이태원의 그 거리에는 국가도, 그 무엇도 없었다. 우리는 그저 또 그때처럼 보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 김미선 씨는 이태원 참사 당시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었다고 비판했다.
▲ 김미선 씨는 이태원 참사 당시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었다고 비판했다.

“새벽에 참사가 일어난 근처에 거주하던 아이들과 연락했다. 문자를 보지 않는 아이들이 있으면 볼 때까지 연락했다. 아침에 ‘선생님 저 괜찮아요’라는 문자를 받고 안심했으나 결국 희생자를 알리는 뉴스를 보고 눈물이 나왔다.

이 나라에는 안전한 시스템도, 대통령도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할까. 스스로만을 믿고 사는 일은 너무 힘들다. 다른 훌륭한 분들이 더 많다, 일이 하기 싫으면 내려오라. 물러나라고 하기 전에 내려오길 바란다.”

집회 참여자 중에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개혁을 비판하는 판넬을 만들어온 시민도 있었다.

그는 “무능한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계속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하루빨리 물러나는 것이 국민이 살 길이다”고 말했다.

▲ 집회 참여자가 직접 만든 판넬을 들고 있다.
▲ 집회 참여자가 직접 만든 판넬을 들고 있다.
▲ 참사 현장이 담긴 사진
▲ 참사 현장이 담긴 사진

신기동에서 온 김현옥 씨는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였다. 김 씨는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후세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을 뽑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결국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을 지키는 일에만 골몰하다 ‘(사건을) 신문 보고 알았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10대 자녀 셋을 둔 그는 “앞으로 젊음을 누릴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사회가 닥칠까 두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말하지만 모두 꾸며진 것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지금 현 정부는 자신의 안위만 지키려 한다. 어제(11일)는 경찰 한 분이, 오늘은 소방대원 한 분이 돌아가셨다. 그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었겠나.

앞으로 국민들은 지난한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은 국민 눈치를 볼 줄도 모른다. 현재 언론도 문제가 많다. 실시간검색어도 부활시키고 포털 기사 댓글도 다시 공개하여 정부가 국민의 생각을 알도록 할 필요가 있다.”

▲ 조계원 전 여수시장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참사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참사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 이태원참사 여수시민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
▲ 이태원참사 여수시민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도 추모집회에 참여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끝까지 ‘희생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 정부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사망자’라는 표현을 고집하는 것이라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1980, 90년대 박종철 열사와 김근태 의장의 고문치사 사건에서 보듯이 경찰은 권력의 편에서 민주주의를 탄압해왔다.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경찰청을 독립시켰으나 윤석열 정부는 경찰국을 신설해 다시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려놓았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주최자가 없었고 경찰은 이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조롱만 하고 있다. 정부에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하며 회피할 경우 퇴진하는 것이 해답이라 생각한다.”

여수시민촛불문화제에서는 시민들의 다양한 발언 외에도 상록수밴드와 서혁신, 안철 가수, 이중현 바리톤의 추모공연과 서수경 작가의 시낭송도 이어졌다. 같은 날 서울 세종대로에서는 전국 10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추모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를 주최한 여수시민행동은 오는 19일 서울에서 예정된 촛불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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