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메기탕 국물이 시원해요.”
식당 홈페이지에 남긴 어느 고객의 후기처럼 물메기탕 국물이 시원하다. 속을 뻥 뚫어주는가 싶더니 이내 수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이다.
여수 물메기탕 맛집 정다운식당이다. 2020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소개된 업소다. 여수 봉산동에서 30여 년의 세월을 이어온 곳으로 식객의 30년 단골 식당으로 알려졌다.
겨울철에는 역시 물메기탕이 제격
간장돌게장과 꽃게탕 등의 메뉴도 있지만, 겨울철에는 역시 물메기탕이 제격이다. 물메기탕 생물은 겨울철에만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그 맛이 으뜸이다. 처음 맛본 이들도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지으며 엄지 척이다. 술꾼들의 속풀이 음식으로도 이만한 게 없다.
사실 한가지 걱정은 해마다 이곳 식당의 물메기탕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여수 교동시장이나 서시장에 가보면 물메기 한 마리의 가격은 해마다 엇비슷하다. 최근의 물메기 한 마리 가격은 1만원에서 1만5천원 남짓이다. 해산물 가격은 시가다. 그날그날의 조업 상태에 따라서 가격이 정해진다.
봉산동 정다운식당의 물메기탕 1인분의 가격은 17,000원이다. 최근 3년간 가격을 살펴보니 2020년에 13000원, 2021년에 15,000원, 2022년에 17,000원으로 해마다 2,000원씩 올랐다.
세월의 흔적이 오롯하게 느껴지는 노란 양은냄비에 담아낸 물메기탕의 맛은 가히 일품이다. 식탁에서 보글보글 끓여 대접에 담아낸 물메기탕 국물 한술에 그냥 뻑~ 간다.
보드라운 물메기의 속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그 맛에 감탄하면서 살살 녹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물메기탕 앞에서 다른 음식이 살살 녹는다는 표현을 삼가는 게 좋다.
곁들이 기본 반찬들도 맛있다. 돌게장과 양념게장에 이어 새우장까지 선보인다. 구운김과 양념장, 돌산갓김치와 숙주나물 등의 찬들이 입맛을 거든다. 참 만족스러운 식사다.
알다시피 물메기는 살이 오른 겨울이 제철이다. 1년을 살며 산란 이후 대부분 생을 마감하는 물메기는 12월에서 3월이 산란철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물메기를 "고기 살이 매우 연하고 뼈가 무르다. 맛은 싱겁고 곧잘 술병을 고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못난이 바닷물고기로 알려진 물메기를 1970년대까지만 해도 어부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족자원의 부족에 맛도 좋아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이 녀석이 나름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니 미식가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