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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민협, 비를라카본코리아(주) 사내하청 농성장에 커피차 응원

총파업 노동자, "여수는 기업들만 좋은 도시...노동자 처우 개선 약속되어 근무지로 돌아갔으면"

  • 입력 2023.04.29 10:21
  • 수정 2023.05.01 16:52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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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가 커피차 응원방문한 여수시민협을 환영하고 있다.
▲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가 커피차 응원방문한 여수시민협을 환영하고 있다.

여수시민협이 장기 총파업 중인 비를라카본코리아(주)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농성장을 방문했다.

총파업 57일째인 28일 여수시민협은 수제쿠키와 커피를 대접하며 파업 중인 노동자들에게 응원과 지지의 말을 전했다. 여수시민협에 커피차량를 지원한 쌍봉복지관 한사랑카페 바리스타와 복지관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여수시민협 이은미 상임대표는 “노동자분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신다는 사실이 가슴아프다.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에 작은 마음을 담아 커피차를 준비했다. 총파업 끝까지 여수시민협이 함께 하겠다”고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여수시민협 김연주 사무국장도 “여수시민이 지지하고 있으니 더 나은 근로조건에서 일하고 노동한만큼의 정당한 임금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수시민협 이은미 상임대표가 응원의 말을 전하고 있다
▲여수시민협 이은미 상임대표가 응원의 말을 전하고 있다

전국화섬식품노조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지회 이옥희 여성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총파업 중인 현재 64명의 조합원이 농성 중인 천막에서 지내고 있다. 밤에는 소대별로 돌아가며 8~9명이 야간당직을 선다. 이옥희 여성부장은 비를라카본코리아 하청업체인 강일산업 미화팀 소속노동자다.

“하청업체인 강일산업과 조합원이 27일 대화를 나눴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다. 본사와는 전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우리 노동자는 10년차도 최저시급을 받는다. 지금 농성천막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데 여수시민협에서 이렇게 커피를 대접하며 응원을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현재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에는 기존 노동자의 3배 시급을 받는 대체인력이 일하고 있다. 이옥희 여성부장은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불법대체인력을 신고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파업 중인 노동자들만 속이 탈 뿐이다. 여수는 기업들만 좋은 도시임을 증명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에서지게차운반을 담당하는 노동자
▲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에서지게차운반을 담당하는 노동자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에서 15년째 지게차운반을 담당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여수시민협의 농성장 방문 지지가 고맙다고 전했다.

“공장에서 제품이 계속 생산되기 때문에 나올 때마다 지게차로 끊임없이 날라야 한다. 컨베이어벨트 라인이 짧은 곳도 있어 대기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 7시간은 기본, 맞교대를 할 경우 하루 12시간 공장 시작부분에서 끝부분까지 지게차로 왔다갔다 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과속운전을 하기도 한다. 근무지가 변경될 경우 하루 18시간 일할 때도 있다. 일요일에 휴무서를 내도 펑크가 나면 회사가 공장으로 불러낸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다 급하게 공장으로 들어온 적도 있다.

우리 노동자가 바라는 것은 규칙적인 근로시간을 가져서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손을 놓는 것도 쉬운 결정이 아니다. 5월이 되면 파업 참여자들도 더 힘들어질 것이다.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 약속되어하루빨리 모두 근무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40대 여인호 씨는 “아들 둘을 키우는데 월급을 못 받고 있어 조금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회사의 파우더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 커피차를 지원받은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회사 노동자
▲ 커피차를 지원받은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회사 노동자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회사에서) 5년째 근무하는데 내 경우 연차가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열악한 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파업투쟁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게 훨씬 마음 편하다. 하지만 ‘우리도 이제 말 좀 하면서 살아보자’하는 심정을 갖고 나왔다. 길어지는 투쟁에 가족도 지쳐있는 상황에서 커피차 지원을 받으니,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가 끝나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계속 투쟁할 용기를 얻었다.”

10년째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홍민우 씨는 “한달에 기본 100시간 이상 일한다. 갑자기 근무시간이 변경되어 2,3주 연속 맞교대를 하기도 하는데 심하면 노동시간이 200시간을 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커피차에서 완성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받고 있다.
▲ 커피차에서 완성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받고 있다.

“매일 피곤에 절어서 출근, 퇴근을 반복한다. 개인 생활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 출퇴근시간이 불규칙해 퇴근하면 늘상 잠을 자느라 가족과 생활패턴도 맞지 않는다. 사람이 일만 하고 살 순 없기 때문에 이제는 근무현실을 바꾸고 싶다.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다.”

민주노총 최관식 여수시지부장과 최강주 BCK사내하청지회장도 농성장을 찾아 여수시민협의 지지에 고마움을 전했다.

노동자를 위해 직접 원두커피를 내린 쌍봉복지관 소속 김연우 사회복지사는 “지역의 사회복지사들도 열악한 환경에 처한 노동자에게 관심을 갖는 등 활동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여수시민협은 농성장 방문이 끝나고 웅천 장도 진섬다리 앞과 화장동 성산공원에서 여수사랑상품권 10% 할인과 여수시복지공유센터설립 촉구 시민운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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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2023-04-29 21:36:39
타회사 직원인데 출근길에 커피차가 보이더군요. 힘들지만 힘내시고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