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홍기빈 소장,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과 인구감소 문제 진단

“저출생 문제, 한국은 우생학 실험실과 마찬가지”
“소득불평등 개인 능력이 아니라 국가 조세제도 및 복지시스템과 연관”

  • 입력 2024.07.03 07:28
  • 수정 2024.07.09 14:29
  • 기자명 전시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YMCA 여수시민학교 ‘다시 민주주의’ 강의현장
▲ YMCA 여수시민학교 ‘다시 민주주의’ 강의현장

YMCA 여수시민학교 ‘다시 민주주의’ 두 번째 강의가 2일 오후 7시 이순신도서관 평생학습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홍기빈 소장은 ‘민주주의, 재정정책, 대한민국의 방향’을 주제로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과 이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를 진단했다.

홍 소장은 “과거에는 가난한 나라가 출생률이 높다는 사회적 통념이 있었는데 2000년대에 들어서며 이 통념이 깨졌다. TV 등 매체를 통해 외국의 부유한 생활을 알게 되면서 출산형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물론 출산율이 낮은 문제는 불평등으로만 설명해서는 안된다. 여성의 인식변화, 젠더문제 등 복합적이다”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통계조사를 보면 상위 200% 이상의 출산이 늘어났다. 2019년만 세 집단에서 새로 태어난 아이의 비율을 비교했더니 상위 200프로는 54.5%, 중위층은 37%, 하위 75프로는 8.7%로 나타났다. 

이는 월 소득이 200만원이 안되는 사람은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우리는 저출생이 불평등과 연결돼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전쟁을 정당화하는 우생학 논리,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

그러면서 홍 소장은 “돈을 많이 벌어오면 가치가 높은 자본이고 적게 벌어오면 낮은 가치라는 게 인적자본 논리다. 잘난 사람이 못난 사람을 억압하는 것을 넘어, 열등한 자를 솎아내고 짓밟는 행위가 정당화되고 있다”라고 현 사회를 비판했다.

▲ 홍 소장은 Blair Fix의 연구결과 그래프를 근거로 “능력은 다 고만고만한데 현실에서 소득불평등은 그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홍 소장은 Blair Fix의 연구결과 그래프를 근거로 “능력은 다 고만고만한데 현실에서 소득불평등은 그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우생학 논리는 거론되지 않지만, 사람의 우열을 따지는 이론은 ‘휴먼캐피탈’이라는 경제학개념으로 돌아왔다. ‘인적자본’을 뜻하는 ‘휴먼캐피탈’ 개념은 사람과 자본, 두 단어를 결합해 1960년대 초에 나타났는데 이는 ‘사람마다 생산성이 다르다’는 주장으로, ‘재분배’를 반대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이념과 심하게 충돌한다.

이 이론은 ‘소득이 높다는 것은 그 사람이 품은 생산성이 높다’는 개념으로, ‘민주주의가 저소득층의 불평등문제에 참견하면 안된다’라는 논리로 귀결된다. 지금 부의 불평등이 극심한 대한민국이 ‘우생학 실험실’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어 홍 소장은 “소득의 차이는 생산성의 차이가 아니며 설령 생산성이 높아지더라도 완전한 사회로 거듭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Blair Fix의 연구결과 그래프를 근거로, “사람의 능력차이는 작지만, 소득의 불평등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능력은 다 고만고만한데 현실에서 소득불평등은 그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이다”고 설명했다.

그래프에서 붉은 부분은 실제 작업 현장의 차이를 나타내는데 좁은 가로축의 폭은 능력차이가 적음을 나타내며, 푸른 부분은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의 분포를 의미하여, 자본주의에서 지니계수 평균은 0.4에 달해, 현실 소득 불평등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제 동료인 Blair Fix가 52개 작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나의 작업현장에서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가진 능력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이는 잘하는 사람에게 보상이 가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문제는 실제 능력차이에 비해 소득차이가 턱없이 크다는 것이다. 이 그래프에 따르면 소득불평등은 그 나라의 조세제도와 복지시스템과 관련 있을 뿐이지, 개인의 능력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알을 잘 낳는 암탉만 모았더니, 생산이 늘기는커녕 서로를 공격해

▲홍 소장은  "분배의 불평등이 아이를 낳는 자유마저 빼앗아가는 현실이 옳은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분배의 불평등이 아이를 낳는 자유마저 빼앗아가는 현실이 옳은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에서 홍 소장은 “분배 정의를 민주주의가 바로잡지 않으면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중세시대의 농노와 다를 게 없다. 학과 선택의 자유, 주거 이전의 자유, 배우자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한다”라고 민주주의가 바르게 작동하지 않는 한국의 정치를 비판했다.

“어떤 분들은 ‘이번 생에서는 결혼을 포기했다’고 말하시겠지만, 비혼의 이유가 자본이라면 다시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보통 인적자본의 생산성은 경쟁에서 이기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 능력은 단순히 전략적 치밀함을 의미할 뿐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시험 잘 보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지, 인류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 높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 실험에 따르면, 알을 잘 낳는 암탉들만 골라 한 곳에 모아두었더니 서로를 공격해, 달걀이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생산이 줄었다고 한다. 알을 잘 낳는 암탉은 생산성 뿐만 아니라 공격성까지 높은 특징을 보인 것이다.

우리는 ‘분배의 불평등이 아이를 낳는 자유마저 빼앗아가는 현실’이 옳은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본주의 논리로 인해 사람은 자기의 삶을 ‘수익을 내는 용도’로 여기게 됐다. 한국의 인구감소문제는 자본주의의 병리적 진단이라는 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홍 소장은 “우리의 현실에는 하위 75%를 대변해주는 집단이 없다. 분배정책에서 우리의 사고 중심은 이들 하위그룹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YMCA 여수시민학교 ’다시 민주주의’ 세번째 강의는 오는 9일 열린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