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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강수량이 가장 적은 지형이 빚어낸 '달의 계곡'
[남미여행기15]칠레 북부 사막도시 아타까마... 연 강수량이 20mm에 불과해
  • 2019.01.20 22:47
강수량이 너무 적어 달표면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 붙여진 "달의 계곡" 모습       ⓒ오문수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동시게재 기사입니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여행하면서 남미 지형의 성상이 다양하다는 걸 느꼈다. 5천미터에 이르는 고산의 황량함, 우거진 열대우림, 강수량이 적어 빚어진 사막의 적막감, 만년설에서 흘러나온 물이 만들어낸 황홀한 호수, 알맞은 온도와 기름진 땅이 만들어낸 풍요로움. 한달간 유럽 배낭여행할 때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남미여행을 떠난 지 13일 만에 칠레 북부의 조그만 사막도시 '산 페드로 데 아타까마(San Pedro de Atacama)'에 도착했다. 우유니 소금사막과 4천여 미터 높이에 있는 소금호수들을 통과하는 동안 고산병과 시차 부적응 때문에 힘들어 하던 일행들. 이제는 따뜻한 평지에 도착했다고 좋아했지만, 아타까마는 백두산 높이보다 약간 낮은 2,438m에 달하는 곳이다.

아타까마는 남미안데스 산맥 서쪽에 자리한 사막 지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 출신 가이드에 의하면 "연 강수량이 20mm에 불과해 강수량이 세계에서 가장 적은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안데스 산맥 때문에 동쪽 비구름이 넘어오지 못하고 바다 쪽은 페루 해류가 흘러 비구름 형성에 필요한 저기압대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 강수량이 20mm에 불과해 세계에서 강수량이 가장 적은 곳 중 하나로 알려진 아타까마 사막이 빚어낸 "달의 계곡" 모습 ⓒ오문수
3마리아가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3마리아상이다. 몇년전 한 관광객이 잘못해 하나가 무너져 내려 지금은 2마리아 상이 됐다   ⓒ오문수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구리의 양은 전 세계 생산량의 1/3에 이르며, 경제력은 칠레 GDP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구리 광산이 있는 지역은 원래 볼리비아 땅이었으나 태평양전쟁(1879~1883)으로 인해 칠레령이 되었다.

당시에 일어난 전쟁은 남위 23-26도에 자리한 아타까마 사막 일부의 영유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에서 연유됐다. 페루와 볼리비아 연합군 대 칠레와의 전쟁에 패한 볼리비아는 바다와 자원을 잃어버렸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를 방문했을 때 길거리 노점상들이 파는 고지도에는 바다와 아타까마가 포함돼 있었다.

건조한 기후가 빚어낸 환상적인 모습 '달의 계곡'
 

칠레 북서부의 아타카마 사막은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곳이다. 단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는 곳도 있으며 미생물조차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건조하고 더운 사막기후에 알맞게 아도베 양식으로 지어진 흙집들은 우유니 소금사막여행 하느라 지친 일행들의 안식처가 되었다.

사막인데 어디서 물이 오는지 모르겠지만, 도로 옆으로 흐르는 물이 시원함을 더해줬다. 씻을 물도 부족해 며칠간 밀린 빨래를 하기 위해 호텔 아가씨에게 선물을 주며 빨래 걸이를 부탁하자 웃으며 흔쾌해 가져다 준다. 밀린 빨래와 함께 오랜만에 샤워를 했다.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칠레 사막도시 아타까마로 가는 길 모습으로 멀리 보이는 곳이 아타까마다    ⓒ오문수
소금동굴 탐험을 하고 있는 일행들    ⓒ오문수

산 페드로 데 아타까마는 30분만 돌아보면 길을 익힐 수 있는 조그마한 마을이다. 일행은 건조한 사막기후 때문에 생긴 '달의 계곡' 투어에 나섰다. '달의 계곡'은 영화와 TV에서나 보았던 것 같은 모습들이 펼쳐져 환상적이었다. 바위, 깊은 모래 언덕, 운석으로 형성된 구멍들, 오래전에 말라붙은 고대의 호수 등으로 이루어진 이곳의 풍경은 종종 달이나 화성과 비교된다.

나무 하나, 풀 한 포기 없는 곳에는 피에드라 코요태 전망대, 죽음의 계곡, 3개의 마리아 상 등이 있었다. 가이드는 "두 손을 합장해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마리아상 모습은 세 개였지만 몇해 전 한 관광객에 의해 한 개가 무너져 버렸다"며 절대로 손대지 말라며 주의를 줬다.

일행 중 한 분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융기해 서있는 소금의 끝자락을 손끝으로 문지르자 톱악기 같은 소리를 냈다. 미끄러지지 않게 발목을 잡아주던 가이드가 조용히 들어보라는 의미로 "쉿"소리를 냈다 ⓒ오문수
교통사고로 희생당한 분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물. 아타까마에서 깔라마 공항으로 가는 길 도로변에 있는 것으로 하트모양 주위에 나무와 꽂을 심었다. 남미 도로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교통사고 희생자 추모기념물이다. 대부분은 개집 크기만한 집모양의 기념물을 세웠다 ⓒ오문수

남미여행 중 도로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죽은 자를 기리는 기념물'이다. 대부분은 교통사고가 난 현장 인근의 도로변에 조그마한 집을 만들어 기념물과 꽃을 꽂아두었다.

때로는 사고를 당했던 자동차를 세워 둔 것도 보았다. 아타까마에서 칠레 수도 산티아고로 가기 위해 깔라마 공항 가는 길에 본 기념물이 눈에 띄었다. 하트모양을 만들고 희생자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물과 꽂을 심어놓은 것이 가슴에 와 닿았다.

남미여행 출발 전 '아름다운가게'에서 1만원어치 선물을 사온 고마운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줬다. 필자는 배낭을 메고 장기간 여행을 떠날 때마다 아름다운가게를 이용한다.  5백원, 천원 짜리 선물 2만원어치 물건을 해외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 주면  받는 이들도 정말 고마워하고 주는 마음도 뿌듯해진다 ⓒ오문수
산 페드로 데 아타까마에서 칠레 수도 산티아고로 가기 위해 깔라마 공항에 대기 중인 비행기. 공항 뒤쪽은 황량한 사막이었다 ⓒ오문수

일행이 장기간 여행하는 동안 교통사고 현장을 한 번도 못 본 것은 다행이지만 세상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 곁을 떠나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아픔을 주기 때문이다.

 

 

오문수  oms114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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