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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좋고 햇살 좋은 가막만에서 만난 '오만둥이'

[주미경의 음식칼럼⑮] 오만둥이 젓갈
특유의 향에 감칠맛, 밥도둑 반열에 들 만큼 인기

  • 입력 2022.03.06 09:30
  • 수정 2022.03.07 08:55
  • 기자명 주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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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필자는 8년째 남경전복을 운영해온 유기농 전문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시국을 맞아 면역력을 높여주고 조미료 없는 음식 만들기 레시피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코로나를 이기는 기본은 면역력이 답이다. <주미경의 음식칼럼>을 통해 음식 전문가로서 건강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함께 건강한 음식만들기 연재로 다양한 음식 레시피를 공유코자 한다.

▲ 오만둥이 젓갈은 특유의 향에 감칠맛이 좋아 밥도둑의 반열에 들 만큼 인기다. ⓒ주미경
▲ 오만둥이 젓갈은 특유의 향에 감칠맛이 좋아 밥도둑의 반열에 들 만큼 인기다. ⓒ주미경

양식장에도 인생과 비유될 만큼 밝음과 어둠이 존재한다. 인생 살면서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듯이.

바람 좋고 햇살 좋은 가막만에는 홍합과 오만둥이를 주로 양식한다. 육지에도 주인이 누구라는 경계가 있듯 바다에도 저마다 '내가 주인이다' 라는 경계표시를 한다.

소호 앞바다 가막만, 홍합과 함께 오만둥이 키워 

우리 양식장에는 부표에 ‘S’, 그 옆에는 멀리서도 보일 만큼 큰 부표 위에다 깃발까지 꽂아 두었다. 이렇듯 경계표시를 해두었지만, 겨울철에는 7시가 다 되어도 날이 밝지 않아 깜깜하다. 그런데도 다들 자기 양식장은 내 집 드나들듯 잘 찾아가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 여수 소호 앞바다 가막만에서 양식하는 오만둥이라 불리는 주름 미더덕이다.ⓒ주미경
▲ 여수 소호 앞바다 가막만에서 양식하는 오만둥이라 불리는 주름 미더덕이다.ⓒ주미경

소호 앞바다 가막만에는 홍합과 함께 오만둥이라 불리는 주름 미더덕을 많이 키운다. 이 미더덕의 70%는 경상도 지방인 마산 진동 고현에서, 여수 소호 앞바다의 가막만에서는 30%가량 생산된다.

최근 오만둥이(미더덕)의 주산지인 경상도 바다 수온이 높아 오만둥이가 흉년이다. 이로 인해 오만둥이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무려 작년의 5배 정도나 되는 높은 가격에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4년 동안은 생산해봐야 품값도 안 되었다. 오랜 적자로 애물단지 취급받던 오만둥이가 경상도 지방의 흉년으로 인해 오랜만에 어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랜 세월 가막만에서 오만둥이 양식을 했지만 이처럼 수입이 많은 해는 다들 처음이라며 어민들은 기뻐한다

경상도 어민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내 이웃들의 수입이 모처럼 쏠쏠하다는 소식에 나 역시 덩달아 기쁘다. 남편도 양식장을 하니 남의 일 같지 않아서일 것이다.

하늘에 의지하며 자연과 맞서는 양식 어민들, 나 또한 험한 바다에 나가 꽁꽁 언 손으로 추운 겨울과 마주하길 수없이 반복했다. 

어느 날은 양식장 줄이 끊기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기계 고장, 또 어느 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 허탕 치고 들어 오는 날도 있었다. 

요 며칠 전에는 양식장에 오만둥이 따러 갔다가 큰일 날 뻔하기도 했다. 비 오는 아침이라 컨베이어벨트에 습이 많아 기계가 말썽이었다. 안 돌아가는 엔진을 예전 경운기 시동 걸듯 벨트를 손으로 돌리다가 손가락이 벨트에 끼어 혼쭐이 나기도 했다. 하마터면 손가락이 절단 날 뻔했다.  

천만다행으로 손가락에 피 조금 멍 조금이라 “하나님 감사합니다”를 몇 번이나 되뇌었는지 모른다. 뭍에서 농사도 힘들지만, 바다 일하는 분들을 보면 그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나오는 오만둥이라 내게는 너무 귀하고 값지다.

오만둥이, 해물탕에 시원한 맛...아꾸찜이나 된장국과도 잘 어울려

▲ 해초목 미더덕과에 속하는 수산물 오만둥이다.ⓒ주미경
▲ 해초목 미더덕과에 속하는 수산물 오만둥이다.ⓒ주미경

오만둥이는 해초목 미더덕과에 속하는 수산물이다. 오만둥이라는 이름은 아무 데나 달라붙어 잘 자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역에 따라 오만둥, 오만디, 오만득이 등과 같은 명칭으로 불리고 크기는 1~10cm이며 색깔은 연회색 또는 황색이다. 맛과 향은 미더덕에 비해 다소 약하지만 씹는 맛이 일품이다.

미더덕의 일종인 오만둥이는 성인병 예방과 고혈압에 좋다. 울퉁불퉁 못생겼어도 그 맛과 영양은 정말 대단하다. 단백질, 칼슘, 철, 인 등이 풍부한 바다의 자양강장제다. 바다의 향기를 잔뜩 품어서인지 맛이 좋아 천연조미료라 불리기도 한다.

해물탕 육수에 넣으면 시원한 맛이 나고 아꾸찜 또는 된장국과도 잘 어울린다. 요즘에는 오만둥이를 믹서에 갈아서 젓갈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특유의 향에 감칠맛이 좋아 밥도둑의 반열에 들 만큼 인기다. 

[오만둥이 내장 무침(젓갈)]

오만둥이로 오만가지 음식을 다 할 수 있지만, 오늘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오만둥이 내장 무침(젓갈)을 해보려고 한다. 언뜻 보면 멍게 젓갈과 비슷하다.

- 준비물
(껍질 제거한 오만둥이 내장, 무, 양파, 다진 마늘, 대파, 청양고추, 홍고추, 고춧가루, 멸치액젓, 올리고당, 참기름, 깨소금) 

▲ 오만둥이 젓갈에 필요한 식재료다. ⓒ주미경
▲ 오만둥이 젓갈에 필요한 식재료다. ⓒ주미경
▲ 준비한 식재료에 멸치액젓 올리고당 참기름 깨소금 다진마늘 넣고 버무려주면 오만둥이 젓갈 완성이다.ⓒ주미경
▲ 준비한 식재료에 멸치액젓 올리고당 참기름 깨소금 다진마늘 넣고 버무려주면 오만둥이 젓갈 완성이다.ⓒ주미경

 

▣ 오만둥이 젓갈 레시피
1.오만둥이 껍질은 제거하고 내장만 준비해놓는다.

2.무는 채썰어서 굵은소금에 간을하여 물기를 꼭 짜놓는다.

3.청양고추. 홍고추는 굵게 다지듯이 준비하고 대파는 어슷썰기하고 양파는 채썬모양으로 준비해놓는다.

4.고춧가루와 오만둥이 내장, 무를 먼저 버무린다.

5.준비한 재료 (양파. 청양. 홍고추. 대파 등등)을 넣는다.

6.멸치액젓 올리고당 참기름 깨소금 다진마늘 넣고 버무려주면 오만둥이 젓갈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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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숙 2022-04-06 13:16:41
오만득이 판매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