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름먹방] "이래서 '병어회, 병어회'하는구나!"

[주미경의 음식칼럼⑯] 병어회
된장빵에 막걸리 한 사발 곁들여 정 나누던 그 시절

  • 입력 2022.08.24 15:58
  • 수정 2022.08.25 17:49
  • 기자명 주미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소개

필자는 8년째 남경전복을 운영해온 유기농 전문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시국을 맞아 면역력을 높여주고 조미료 없는 음식 만들기 레시피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코로나를 이기는 기본은 면역력이 답이다. <주미경의 음식칼럼>을 통해 음식 전문가로서 건강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함께 건강한 음식만들기 연재로 다양한 음식 레시피를 공유코자 한다.

▲싱싱한 제철병어 ⓒ주미경
▲싱싱한 제철병어 ⓒ주미경

바다, 산, 들 모두를 품에 안은 여수는 참 복받은 도시이다. 사시사철 먹거리가 풍부하지만 그중 으뜸은 해산물이 아닐까? 이맘때 쯤이면 정치망에서 잡아오는 다른 지역에서는 접할 수 없는 갖가지 생선과 해산물로 식탁이 풍요롭다.

생선도 제철이 있는데 여름철 제철 생선은 많지 않다. 특히 요즘 기름값이 비싸 조업을 포기한 어선이 많아 시장에 가도 생선 종류가 단촐하다.

어판장에 다소곳이 누워 있는 병어

많지 않은 생선 중 여름철 으뜸 생선은 바로 병어다. 중앙동 어판장에 병어가 손님께 팔려갈 준비를 마치고 다소곳이 누워있다.

작년에 아버지께 대접했더니 다디달다며 잘드셨던 숭어회가 생각나 아버지께 병어회 한다고 연락을 드렸다.

다른 생선들은 대부분 초고추장 찍어 먹지만 병어는 꼭 된장에 찍어 먹는것이 불문율로 되어있다. 뼈가 부드러워 뼈까지 같이 썰어 먹는다.

부드러운 뼈와 담백한 속살이 입안에 병어 특유의 깔끔함과 향긋함이 감돈다. 사람들이 이래서 병어회, 병어회 하는구나. 아버지도 참 잘 드신다.

그 맛만큼 깔끔하고 다소곳한 성품일거란 병어의 생김새를 보면서 짐작해본다. 새초롬한 입술과 깔끔한 외모만큼 내장 또한 많지 않다.

병어의 종류는 입병어와 돗병어(덕자병어)가 있다. 입병어 새끼를 자랭이라 부른다. 꼬리가 덕자에 비해 짧고 색깔이 회백색에 가깝다. 또한 덕자는 입병어에 비해 꼬리가 길고 색이 어두워 청회색에 가깝다. 덕자는 크기가 클수록 몸값이 매우 높다. 두 종류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지 않는한 초보자들은 구별하기 힘들다.

병어 잡히는 날 동네 잔치가 벌어졌다

옛날 바닷가 마을에서는 병어가 잡히면 동네 평상에 어른들 모여 맛있게 만든 된장빵과 병어와 노란 주전자에서 콸콸 따른 막걸리 한사발에 동네잔치가 벌어지곤 했다.

▲ 병어회 한 접시 ⓒ주미경
▲ 병어회 한 접시 ⓒ주미경
▲ 병어회에 톳밥을 함께 먹는다 ⓒ주미경
▲ 병어회에 톳밥을 함께 먹는다 ⓒ주미경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서로 어깨를 기대고 정을 나누는 행복한 일상이었다. 음식은 사람을 부르고 사람들 속에서 웃음과 정이 넘쳐나는 것. 그 정겨움도 이제는 먼 기억속으로 사리지고 있다.

경제적 풍요를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이웃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두레문화, 일명 품앗이 문화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깊이 고민하고 논할 때가 왔다.

▲완성된 병어조림 ⓒ주미경
▲완성된 병어조림 ⓒ주미경
▲병어조림 재료  ⓒ주미경
▲병어조림 재료 ⓒ주미경
▲병어조림  ⓒ주미경
▲병어조림 ⓒ주미경

적은 양의 음식도 서로 나누며 정을 쌓아가는 문화와 어른들이 돌아가시면 사라질 음식들을 빨리 기록하고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마지막 전라도 엄마 손맛의 으뜸인 병어조림을 소개한다. 어린시절 엄마가 햇감자와 양파를 깔고 병어조림을 해오면 식탁이 풍성했다. 오랜 기억이 맛보다 더좋은 먹방이 따로 있을까? '왕후의 밥과 걸인의 찬'처럼 엄마의 손맛에 무더위를 식혀주던 하야얀 병어 속살을 발라먹는 식감은 밥도둑이 따라없다. 

병어조림

-준비물

병어, 하지감자, 양파, 대파, 청고추, 홍고추,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진간장, 국간장, 고춧가루, 설탕 조금, 맛술, 참기름 조금

Tip: 병어는 살이 연해서 너무 오래 끓이면 안된다. 짭쪼롬한 병어조림 국물에 밥말아 먹으면 입맛없는 여름철 무더위도 잘 이길 수 있겠다.

 

▣ 병어조림 레시피

1.감자를 도통하고 크게 썰어 냄비 바닥에 깔고 위에 재료를 양념장을 넣는다.

2. 국물 자작하게 해서 병어를 위에 올려 한소큼 끓인다.

3, 감자가 푹 익기 전 양파, 대파, 풋고추, 홍고추를 넣고 끓여주면 왼성된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최신순 추천순  욕설, 타인비방 등의 게시물은 예고 없이 삭제 될 수 있습니다.
콘치아빠 2022-08-24 21:21:42
사진만으로도 일품이네요
먹을 수 있다면 행복일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