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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서 살아보니...먹고, 보고, 즐길거리가 천지더라!

갑작스런 후배의 연락에 풍족하게 보낸 연말
낭만과 환상 품고 온 아름다운 여수밤바다

  • 입력 2024.01.20 11:00
  • 수정 2024.01.20 11:02
  • 기자명 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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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밤바다 드론라이트쇼
▲ 여수밤바다 드론라이트쇼

“선배님, 어디세요? 집에 오셨어요?”
2023년 크리스마스 아침에 오성이 톡을 보냈다. 집에 왔다고 대답하자 '알았다'고 답했다.

“선배님, 점심 같이 해요. 1시쯤 도착할 것 같아요.”
조금 지나자 오성이랑 함께 오고 있다고 현서에게서 전화가 왔다.  “뭘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뭐든지 다 좋다고 했다.

갑자기 찾아온 후배들에게 뭘 먹여야 잘 했다고 소문날까, 생각해보니 새조개가 떠올랐다. 여수 별미는 간장게장, 서대회, 통장어탕 등등 많다. 여름철 별미는 하모샤브샤브, 겨울철 별미는 굴구이와 새조개샤브샤브다. 나는 손님이 오면 주로 가는 ‘00샤브샤브’ 식당에 예약했다. 

후배들은 확 트인 바다 전망에다, 식탁 바로 밑에 바다물결이 출렁이는 장소가  너무 맘에 든다고 했다. 아삭하고 달큰한 겨울 시금치와 탱글탱글 싱싱하고 쫄깃한 새조개는 찰떡궁합이었다.  "바닷물 속에서 날아다녀서 새조개야"라고 농담했더니, 정말이냐고 깜짝 놀란 표정들이다.

죽까지 끓여서 맛있게 먹고 카운터에 갔더니, 웬걸 들어오면서 이미 후배들이 카드를 맡겨둔 상태였다. 결국 실랑이하다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차는 내가 사기로 하고.

최근에  ‘스☆☆☆’가 여수 ‘핫플’이라 하고, 테이블에 미디어아트로 장식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다른 매장에 비해서 주차장이 꽤 넓은 편인데도 만 차라서 들어갈 수 없었다.  

우회전해서 들어가니 바로 옆 골목이었다. 이미 주차된 차들로 골목이라기보다 여기도 주차장이었다. 다행히 공간이 있어 골목 끝 쪽에 겨우 주차하고 카페로 되돌아갔다. ‘스☆☆☆’는 위치 선정을 기가 막히게 잘 했다고 생각된다. 돌산읍 초입에 있어서 접근성이 너무 좋았다. 돌산으로 들어가는 모든 차량들은 이곳을 거쳐 가야 한다.

바다 전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카페 밖에서 ‘카페 내부에 앉아있는 친구들’을 휴대폰에 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스☆☆☆ 여수’ 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차별화된 메뉴들이 있어서,  SNS에 업로드하기 좋아하는 여행자들의 취향에 딱 맞아 보였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앉을 자리도 없었다. 겨울이라 야외에서 차를 마실 수도 없어서 카페 내부와 외부를 전체적으로 쭈욱 둘러보고 나왔다.

여수는 바다를 끼고 있어 전망 좋은 카페도 많다. 그야말로 카페 천국이다. 어디로 갈까? 생각해보니 가까운 곳에 친구들이랑 갔던  ‘○○○드’가 좋을 것 같았다. 그 많은 카페 중에 순우리말로 지은 상호가 떠오르는 게 거의 없다.

주차하고 들어갔더니 여기도 사람이 바글바글, 그래도 1층에 자리가 있었다. 빵과 커피를 시켰는데 나는 평소대로 생강차를 골랐다. 카페 2층은 나무 등 식물이 많아 숲 카페다. 지하 1층에는 커다란 나무에 애기동백꽃이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2층 담벼락에 기대어 줄지어 선 대나무랑, 지하 1층 애기동백꽃 등 맘에 드는 것들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12월의 애기동백꽃,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여수를 상징하는 듯 했다. 날씨도 좋아 빛나는 햇살에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 전망이 더 아름다운 카페였다. 

하지만, 화장실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어 고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전에 친구들이랑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팀장은 뭐하나?

후배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하는데, 나한테 오면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어제는 가족들과 함께 보냈고, 오늘 낮은 선배님과, 저녁은 친구들이랑 보내기로 했다며, 다 계획이 있다고 했다. 

‘아하! 다 계획이 있었구나!'
  
갑작스런 후배들의 방문으로 ‘나 홀로 집에’ 아니고, ‘셋이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목포에서 편도 2시간 운전해서 여수까지 찾아 준 후배들이 고맙고 기특했다. 총동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서는 여중 후배, 오성은 여고후배다.

나 말고 크리스마스에 집에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여수시민들 나들이객도 많을 테고, 크리스마스 관광객까지 겹치니 카페마다 사람들로 바글바글 했다.  

여수에 관광객이 많은 이유는 여수엑스포 영향도 있겠고, 금오도, 오동도, 향일암 등 관광명소가 많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장범준의 노래 ‘여수밤바다’가 숨은 공로자라고 생각한다.

제1집 음반이 2012년 3월 29일 발매되어, 여수엑스포기간(2012.5.12.~8.12)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여수밤바다’는 발매하자마자 인기가 치솟았다. 이런 우연이 어디 또 있을까? 여수로서는 엄청난 축복이고, 그 축복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예나 지금이나, 내 주변 사람들은 ‘여수’ 말하면 이구동성으로 ‘여수 밤바다’ 가고 싶다고 말하곤 한다. 여수엑스포 기간 중에도 그랬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는 달달하고 몽환적인, 읊조리는 듯한 노래는 마음을 설레게 하고, 아름다운 여수 밤바다에 대한 낭만과 환상을 한껏 부풀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후배 현서와 오성도 ‘여수밤바다’를 즐기고 싶다며, 다음에 또 오겠다고 했다. 한번 와보니 생각보다 멀지 않다면서. 

고마운 나의 후배들아, 다음에는 차분하게 여수를 좀 더 느끼고 경험해 보자!

- 영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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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 2024-01-25 09:43:36
이글을 보니 새삼스럽게 여수에 사는것이 자부심이 됩니다.
영은 기자님 여수의 자랑 계속 올려주기를 기대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