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화태도 묘두마을 작은 등대가 있는 청정바다. 갈매기는 먹이 활동에 여념이 없다. 물이 나자 아낙네들은 피래를 채취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무성했던 잘피 숲이 지난달 27일 드론을 띄워 확인해 본 결과 다 사라졌다. 오염된 바다를 정화해 주는 바다 숲, 그 많던 잘피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잘피는 물고기의 은신처이며 산란장
5일 정한수 여수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바다 생태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잘피는 물고기의 은신처이며 산란장이자 바다생물의 숲이다“며 ”바다에 잘피가 사라지면 해저 토양이 씻겨 나가고 바다 식물과 생물 또한 사라진다“고 했다.
이어 ”지구온난화로 바다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것은 이상기후 때문이며 산에 나무가 없으면 홍수가 나고 산사태가 나듯이 바다에 잘피가 없으면 해저 토양이 씻겨 나가고 바다 식물과 생물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한 ”바다 사막화로 바다 식물과 생물이 사라지는 갯녹음 현상이다“며 ”이 바다의 사막화는 200년 동안 계속되어 온 산업화 도시화로 생활 하수, 산업폐수, 어로 기술 발달, 양식 남발 등의 바다 숲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황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세 사진작가는 ”청정지수를 가늠하는 건 잘피의 생육상태라고 했다. 그런데 4년 전 사진과 현재 바다를 비교해보니 그 많던 잘피가 다 사라졌다“고 했다.
이어 ”4년 전 여수 화태도 묘두마을 바다에는 잘피가 무성했다. 잘피밭이 형성되어 잘피가 잘 자라고 있었다“라며 사라진 잘피 복원대책의 시급성을 토로했다.
박근세 작가는“2021년 4월에 찍은 화태도 바다 사진을 보면 그때는 잘피가 무성했는데 지금 다 사라지고 없다”며 “예전에는 잘피밭이 무성했던 또 다른 곳은 원포와 대경도였다며 바닷물이 많이 빠지는 날 다시 확인해야겠다”라고 했다.
덧붙여 “잘피는 지표 식물로 바다 생태계의 건강을 나타내는데 그 식물들이 다 죽는다는 것은 물고기가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사라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바다에서 꽃 피우는 해조류인 잘피는 탄소를 흡수해 블루카본에 속한다. 잘피는 군락지 1ha(1만m3)에서 탄소 500톤을 흡수할 수 있다. 바다 숲이 점차 줄어들면 바다에서도 사막화 현상(갯녹음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해조류가 번성하면 바다는 숲이 되어 광합성 작용으로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잘피 숲을 복원해 살려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