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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유치, “국내 개최 후보도시 먼저 선정해야”

[인터뷰] COP28유치위원회 류중구 상임공동대표

  • 입력 2020.10.26 10:40
  • 수정 2020.10.26 11:10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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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유치위원회 류중구 공동대표(전남 상임대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아래 COP28) 유치운동이 여수에서는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국제회의에 의제를 처음 견인해 왔던 지역이다.

여수를 중심으로 경남과 전남 10개 도시가 민간차원에서 꾸준히 유치운동을 펼쳐오면서 COP28 여수유치의 당위성과 함께 ’선점’효과가 있었다. 거기다 실패했지만 2012년도에 적극적인 유치 운동 경험도 있다. 한국으로 국가 결정만 되면 여수 유치는 손쉬울 것 같은 분위기였다.

거기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남해안 남중권 유치 적극 지지가 큰 힘으로 작용해 왔다.

그런데 이제는 박원순 시장의 부재가 유치 동력의 큰 손실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월에 정부가 COP28 국내 유치를 승인하면서, 최근 3개월간 펼쳐진 상황은 이곳저곳 COP28 유치를 신청하겠단 도시가 우후죽순이다.

달라진 환경에서의 유치전략은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지 지난 주에 유치위원회 류중구 상임공동대표를 만나 대응책을 들어봤다. 먼저 분위기다. 

“걱정입니다. 제주 원희룡 지사가 이번에 그린뉴딜 전략회의에서 대통령님께 ‘COP28은 제주도에서 유치하겠습니다, 중앙정부가 도와주십쇼’라고 선언한 상태고, 서산이나 서천, 경기도 고양시, 또 인천광역시 등 여러 도시들이 국가 승인 이후 유치 의사를 밝히고 나선 상황이거든요. 의제 개발도 우리가 했고, 우리가 그런 걸 처음 알리기도 했었는데, 이제야 여러 도시에서 서로 유치하겠다고 나서니 걱정이죠.”

COP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란?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COP28이라고 부른다. 유엔은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였고, 1995년부터 매년 당사국총회(COP)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3년에 회원국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196개국의 회원국이 있다. 회의는 5대륙 그룹별 순회 개최한다.

유엔 3대 당사국총회 중에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는 이미 개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라는 현실에 맞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개최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아래 COP25) 스페인 마드리드 회의 광경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당사국과 유엔 기관 및 기구, 옵서버(지방 정부, 기업, 민간단체, 언론) 등이 참가하는 국제회의다. 각 정부의 공식 참가자는 2~3만명이다. 하지만 NGO나 기업, 언론기관 관계자까지 합하면 참가자 규모가 많게는 40~70만명에 달한다.

26차 총회가 2020년 영국(스코틀랜드 그래스고)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져 2021년에 개최되고, COP27 역시 1년 미뤄지면서, 아시아국가에서 열릴 차례인 COP28 역시 2023년으로 결정됐다. 원래 2022년이었는데 1년 미뤄진 셈이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앞으로 개최를 연기할지 변수는 아직도 남아있다.

COP28은 아시아국가 중  어느 나라에서 열 것인지 결정은 2022년도 COP27에서 결정한다. 아시아에서는 현재 역량 있는 상당한 국가들이 이미 치렀고, 유치 의사를 강하게 밝힌 나라가 안 나타난 터여서 한국이 신청하게 되면 쉽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OP28여수유치 서명운동 모습. 여수시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시민과 관광객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다.

유치운동 경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더 많다. 당시는 COP18이었다.

2012년도 아시아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 유치에도 많은 노력을 쏟았었다. 당시에도 전남과 경남의 인근 도시들이 뭉쳤다. 그때 발족한 게 지금까지도 활동을 유지하고 있고 유치위원회 근간이 되는 ‘동서포럼’(공동대표 류중구,조세윤)이다.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기점으로 남해안시대가 활짝 열릴 수 있도록 전남 동부권과 경남 서부권이 하나로 화합하고 협력해 나가는 계기였죠. 당사국총회 여수 유치를 통해서 여수세계박람회에서 채택한 '여수선언'의 실천도 되는 것이구요. 또 2012박람회 폐회 후에 3개월간 손 좀 보면 곧장 박람회장에서 COP18 개최를 할 충분한 인프라도 되었고, 국제컨퍼런스 시너지 효과가 클 것 같아서 민간 차원에서 정부에 건의하고 제안을 해서 유치가 받아들여졌었죠. 어느 도시도 꺼낸 적이 없어 국내 경쟁도시도 없었죠.

그래서 총리하신 한승수씨가 정부 유치위원회 위원장도 맡아주었고, 이명박 대통령도 적극 지지한다고 했었는데, 막판에 카타르에 밀렸어요.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만 정부에서 다른 주고 받는 것 때문에 저희로서는 양보한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왜냐면 당시 장관급 각료 회의를 한국에 유치했구요, 유엔녹색기금사무국이 인천 송도로 유치됩니다. (COP유치 포기 대신)상호 간 모종의 주고받기가 이뤄졌다고 봐요. 국가차원에서 다른 국제기구나 회의를 유치하는 대신 COP18 여수유치는 어떤 면에서 보면 당시 희생한 것이죠”

이런 역사적 배경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게 류중구 위원장의 지론이다.

유치위 사무실 입구의 홍보판

이제 정부에서는 COP28유치를 국가계획으로 승인했다. 현재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해당 국제기구에서 한국으로 개최가 결정되면 그때 가서 국내 유치도시 공모를 받아 개최 도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수 유치의 역사적 배경이 감안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도시 간 단순한 유치경쟁으로만 몰고가서 개최도시를 결정하겠단 정부 방침에 대해서 그의 생각은 다르다.

“이미 전남,경남 양 도지사의 공약이고, 여수시와 전남도는 COP28 유치 담당공무원과 담당 팀이 있는 점, 전남도의회와 여수시의회에 COP28유치 특위가 구성돼 의회 차원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점, 유치위원회 사무실도 가동하고 있는 점, 이렇게 꾸준히 준비해온 다른 도시와는 차별성 있는 적극적인 측면을 감안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남과 경남의 동서화합 모델제시도 되구요. 그런 점 때문에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울에서 신청하면 유리하겠지만, 동서화합차원에서도 그렇고 기후변화 모델 적용에도 좋은 남해안 남중권 유치를 적극 지지해줬던 겁니다. 거기다 민간차원에서 시작해 민관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점도 우리 유치의 당위성이 되는 것이죠.”

COP28 유치위원회 사무실은 여수엑스포장 안에 있다.

그래서 그는 이런 정부 방침과 최근에 유치에 합류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경쟁은 남해안·남중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그간 한 차례 카타르에 대한 양보 성격의 여수유치 실패는 여수의 희생이 담겨 있단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정부에서 국내 개최도시 지정을 공모 심사를 통해서 개최 1년 전에 결정하게 되면 국제공항 근접위치, 숙박 및 회의장 시설 확보 등에서 이미 유리한 곳들이 선정될 가능성이 있단 우려다. 이는 행정편의주의이며 지역 간 균형발전을 무시한 처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십수 년 전부터 일찌감치 당사국총회를 준비해오던 남해안·남중권의 전남 여수·순천·광양·고흥·구례, 경남 진주·사천·하동·남해·산청 등 10개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바람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정부가 가고 있습니다. 남해안 지역민이 요청해서 시민들의 힘으로 국가계획으로 승인됐는데도 해당 지역에 대한 배려 없이, 모든 도시를 이제야 동등하게 취급하며 공모한다면 뻔한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죠. 예를 들어 킨텍스라는 엄청난 컨벤션 조건의 고양시, 국제공항을 갖추고 제주도라는 국제관광도시,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교통 이점이 있는 인천같은 도시들과는 여수시가 단순경쟁을 하게 되면 승산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 남해안·남중권유치위원회는 그동안의 역사성을 감안하고 국가군형발전이라는 측면도 고려해 '국내 개최도시 선 지정'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전남도는 25일 여수엑스포장에서 열린 도민의 날 기념식 현장에서도 김영록 도지사와 관계자들이 함께 COP28 유치 결의 서약식을 갖고 유치의지를 다졌다.

25일 여수엑스포장에서 열린 도민의날 기념식에서 전남도지와 정치인 시장군수와 유치위 관계자들이 COP28유치 결의 서약식을 하고 있다. 사진 유치위원회 제공
서약문 내용이 무대 대형화면에 나타나고 있다. 사진 유치위원회 제공

류중구 유치위원장은 유치운동에 동참하자는 당부를 시민들에게 첨언했다.

“범국민유치운동을 펼치고 있구요. 우리 여수를 지지해달라는 SNS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총회를 유치하겠다면 ‘너희 도시는 뭘 준비하는데?’ 이런 얘기가 나올 거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을 어떻게 하겠다', '여수국가산단은 어떻게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 우리 시민들은 실천 가능한 것부터, 플라스틱을 안 쓰고 물과 전기를 아끼고 음식물도 남기지 않기 이런 운동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천운동으로 지금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요, 또 시민들이 실천해야 합니다.

또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홍보 운동도 할 것이고 이달 27~29일까지 시민활동가 교육을 시작합니다. 누구나 이 교육을 받고 기후변화유치활동 강사로 인정받으면 그분들이 학교와 기업체에 다니면서 ‘기후변화는 이런 것이고, 왜 우리 지역에서 유치해야 하는가, 우리한테 어떤 이익이 있는가, 유치 가능성이 있는가 또 유치했을 때 경제적인 효과는 얼마나 있나’ 이런 것들을 직접 강의를 할 거예요. 교육에도 많은 성원과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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