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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어도 포기 못하는 여수 겨울바다 풍경, 장관이네!

화양면 자전거도로 옆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 얼어붙은 해변 위로 햇빛 반짝여
한파로 얻은 멋진 바다풍경, 그 아름다움에 홀려 추운 줄도 모르고 마냥 걸어

  • 입력 2021.01.11 14:12
  • 수정 2021.01.13 07:46
  • 기자명 손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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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얼어붙은 여수바다는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따뜻한 여수까지 한파가 찾아와 영하로 떨어진 날씨 탓에 주말내내 꼼짝도 않고 집에만 있었다.

춥다고 낮밤 가리지 않고 보일러를 틀어도 오래된 집 창문 틈으로 맘대로 드나드는 바람 때문에 움츠리고만 있게 된다.

그렇게 요 며칠 움츠리고 있으니 무기력이 전신을 지배하고 만다. 무기력함을 떨치고자 오늘은 완전무장하고 용기내어 집을 나섰다.

추운 길가에 며칠동안 세워둔 자동차가 시동이 잘 걸릴지 염려했지만 다행히 자동차는 제 본분을 다하느라 힘찬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렸다.

바다 위에 쌓인 눈

곧장 지난주에 걸었던 화양면 자전거도로를 향해 달렸다. 자동차로 섬달천길로 내려가는데 믿을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자전거길을  품고 있는 해변도로 옆으로 펼쳐진 바다가 햇빛을 받아 온통 새하얗다.

''우와 우와 멋있다''를 남발하며 가다가 장척에 차를 세우고 해안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바닷물도, 정박한 배도 추위에 얼어붙었다

일주일 전에 보았던 푸른바다도 좋았지만 오늘 여수 바다는 완전히 변신하여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한파 때문에 해변이 얼었고 그 위에 떠오른 햇빛에 반짝여 하얗게 빚나는 풍경은 너무 아름다워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마치 TV에서 보았던 북극 풍경처럼 느껴졌다.

하얗게 언 얼음바다를 나란히 하고 걷다보니, 어느새 복촌마을을 지나고 반월마을에 접어 들었다. 정자에 앉아 보온병에 담긴 커피 한 잔 마시며 쉬다가 앞으로 전진하기로 한다.

산책 종점인 소뎅이마을을 가리키는 표지판

눈처럼 펼쳐진 하얀 바다에 홀려 힘든 줄도 모르고 마냥 걸었다.

걷는 내내 마냥 행복했다. 갯가 바위에서는 어른들이 굴을 캐고 계셨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삶을 이어가시는 이 땅의 어른들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고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청둥오리도 왜가리도 모두 자신들의 삶에 충실했다.

이참에 남파랑길 60코스를 끝까지 가볼까, 생각했지만 금방 지는 겨울해를 고려해 소뎅이 마을까지 걷기로 목표를 정했다.

봉전마을을 지나 소뎅이마을까지 다다르니 어느덧 3시가 되었다. 소뎅이마을 고개에서 바다를 바라보는데 맑던 하늘에 어느새 구름이 두텁게 내려앉기 시작한다. 다시 차를 세운 장척을 향해 되돌아 오는데 해가 구름 속으로 숨고 내밀고를 반복하면서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바다 위의 청둥오리들. 춥치도 않은가보다

4시 경부터 구름이 완전히 두터워지고 구름뒤에 숨은 해는 벌어진 구름사이로 신비한 햇살만 내뿌린다.

걸음을 서둘렀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연의 변화 예기치 않은 선물이지 않는가. 석양을 못 봐서 서운하지만 하얗게 요술을 부린 최고의 바다를 보고 누린 하루였다.

이 바다, 저 바다 해도 여수 바다가 최고다.

아름다운 바다를 천혜의 자원으로 끼고 사는 여수가 내 고향이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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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화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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