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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6주기, 아직도 '현재진행형'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여수진보연대, 11일 이순신광장서 세월호 추모식 열어
영상 상영과 관련사진 전시, 추모메시지 작성 등 조촐하게 꾸려져
추모식 찾은 시민들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 진실은 꼭 밝혀질 것" 한목소리

  • 입력 2020.04.12 12:50
  • 수정 2020.04.29 22:10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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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든 학생들이 한목소리로 '세월호 참사, 잊지 않을게요'라고 외쳤다

올해도 어김없이 4월이 돌아왔다.

중국에서 불어닥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을 뒤흔들었지만 안산 단원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마음을 가로막지 못했다.

예년에 비하면 훨씬 축소된 규모지만,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날의 충격을 잊지 못한 시민들은 약속한 듯 하나둘 추모식이 열리는 이순신광장으로 모여들었다.

11일 열린 추모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추모들 낭독과 퍼포먼스 대신 추모나무 설치와 세월호참사 관련사진전시 그리고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제작한 영상메시지 상영으로 조촐하게 꾸려졌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마스크를 쓰고 노란 우비를 입은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 잊지않겠습니다 진실을 인양해주세요” 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쌍봉복지관 김종진 관장이 아들과 함께 추모식이 열리는 이순신광장을 찾았다. 뒤에 보이는 추모나무에는 고등학생들이 적은 추모의 글이 달려있다

쌍봉복지관 김종진 관장도 아이들과 함께 추모식을 찾았다. 김종진 관장은 “아이들이 오늘을 특별히 기억하게 하려고 자가용 대신 40분간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생각하면)여전히 눈물이 난다”는 김 씨는 매년 4월이면 목포를 방문해 육지로 인양된 세월호를 보고 온다고 한다.

“녹슨 배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하루빨리 진실이 규명되길 바랄 뿐이다”는 김 씨는 올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목포 팽목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지지부진해 실망스럽기도 하다. 어제 가족 모두 사전투표를 했다. 남은 2년 세월호 진실규명이 하루 빨리 이뤄져서 책임질 사람은 어서 책임지고 유가족들이 편안히 지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표를 던졌다”고 그는 말했다.

작년 세월호 추모행사에도 참여했다는 김 씨는 “올해는 코로나 시국이라 더 쓸쓸해보인다”며 “진실규명이 될 때까지 추모행사가 꾸준히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동 주민 이영기 씨가 세월호참사를 담은 사진을 보고 있다

중앙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영기 씨도 이곳을 찾았다.

이 씨는 “세월호 사고는 확실하게 매듭지어진 일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이 바닷 속에 가라앉아 무참히 죽음을 맞았는데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몇 년 째 꾸준히 이어지는 추모행사를 두고 “국가는 다 지나간 일이라며 마무리 지으려 함에도 시민들이 나서서 꾸준히 추모를 이어가고 진실을 밝히려 끈질기게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이 씨는 “세월호를 지나간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건강하지 못한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이다. 귀한 생명들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다”라며 세월호 사고는 잊혀져선 안되는 사건임을 강조했다.

지인을 마중나왔다가 우연히 추모행사를 알게 됐다는 유승철 씨도 광장 한가운데 마련된 산사진전시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두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려고 노력 중인 나라에서 실수든 직무유기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014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엔지니어로 종사하고 있었다는 유 씨는 당시 세월호 사건 소식을 접하고 눈물을 흘렸다.

외국에 있던 그는 광장에서 국민들과 촛불을 들진 못했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아직도 세월호 사건에 관해 몇몇 사람들이 편협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또 그게 진실인 양 말하는 차명진 후보를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한 “눈앞에서 보고도 구하지 못한 아이들의 생명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고 그는 말했다.

유 씨는 “6년이 지났지만 추모식이 계속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추적하려는 시민들의 의지”라며 “앞으로 세월호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고 있지만 좀더 확실히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동 주민 이돈성 씨가 세월호 사고 과정을 설며하는 사진을 보고 있다

중앙동 주민 이돈성씨는 세월호 영상을 보며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은 그 슬픔은 감히 헤아릴 수 없음을 알기에 더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그 역시 미래통합당 차명진 의원(경기 부천 병)의 발언을 두고 “적어도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보편타당한 이치를 전혀 담지 못한 말들”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세월호 당시 내 아이도 그 또래 고등학생이었다”는 이 씨는 “그때 배에서 나오게만 했으면 (단원고 학생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다. 움직이지 말라고 지시를 내려 아이들을 말 그대로 바닷속에 '수장'시켰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씨는 “(희생된 단원고)아이들을 생각하면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

“처음에 다 구조됐다고 하여 다행이라고 하는데 마지막까지 배를 지켜야 할 선장만 먼저 빠져나오고, 모든 게 이해가 안된다. 박 전 대통령도, 거짓말하는 사람들도,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도 밝혀지지 않아 답답하다. 모든 걸 다 오픈해야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은 그나마 노력하지만 야당이 반대하니 아무것도 되지 않고 있다. 있는 진실을 다 오픈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순신광장 추모부스를 찾은 화장동 주민이 세월호참사 과정을 담은 사진을 보고 있다

 “(영상에서 나오는) 아이들 이름만 봐도 눈물이 난다”고 말한 시민도 있었다.

화장동 주민인 그는 세월호 참사가 터진 당시 여수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도 자주 참가했다. 이날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3학년인 세 아이와 함께 이순신광장을 찾은 그는 두 아이가 당시 너무 어려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제 아이들도 다 컸으니 매년 함께 추모식에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도 얘기하는데 진실 규명이 먼저다. 정확히 원인을 파악하고 누가 잘못했는지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일 이순신광장 세월호 추모식에 설치된 판넬. 세월호참사 잔행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올해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모행사는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여수진보연대가 주관했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서희종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시민들이 많이 찾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기에 (비교적 썰렁한 분위기도)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도 찾아주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희종 사무국장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추모부스 설치를 이어갈 것이다"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로 안전이라든지 사회 문제가 조금 나아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겨우 한두 발짝 진전했을 뿐이다. 더 멀리 나아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추모나무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청소년수련관으로 옮겨져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14년 11월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며 특조위가 꾸려졌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2016년 6월 30일 활동이 종료됐다.

당시 검찰은 배의 증축과 과적, 선장과 선원의 과실 등이 침몰 원인이라 밝혔지만 급변침의 이유와 구조당국이 침몰 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이유는 미스터리로 남았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세월호가 맹골수도에서 급격히 변침했고 오전 8시 51분 단원고 학생이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선내 방송에서는 움직이지 말라는 말만 반복됐다.

해경 함정 123정이 9시 35분 도착하자 기관부 선원 7명과 조타실 선원들이 승객을 버리고 탈출했다. 이후 10시 30분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했다.

세월호는 2016년 7월 이전에 인양 완료 예정이었지만 결국 다음해 4월 11일 목포 신항에 인양 완료됐고 2018년 5월 10일 선체가 직립됐다.

현재까지 풀리지 않은 세월호 선체 5가지 의혹은 배의 좌우균형을 잡는 스테빌라이저가 정상 각도의 2배 돌아간 점, 방향타 조정 장치가 언제 무슨 이유로 작동을 멈췄는지, 선체 직립 후 발견한 세월호 좌현에서 훼손되고 패인 흔적이 다수 발견된 점, 배의 가장 튼튼한 선체바닥이 움푹 파인 이유,  도장이 벗겨져 방향이 제각각인 스크래치가 세월호 선수 좌현에 집중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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