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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도성마을 축산 ‘악취’, 왜 수년째 방치하나

“이곳에도 사람이 산다” 수년째 하소연하지만...
여수시의원이, 전남도의원이 각각 대책 촉구했어도
여수시장이 직접 ‘사랑방좌담회’를 도성마을서 가져도
여수부시장 주재한 ‘도성마을 관련 TF팀 회의’도 소용없어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점검 나섰으나 여전히 그대로

  • 입력 2020.09.14 13:32
  • 수정 2020.09.14 22:50
  • 기자명 오병종. 마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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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축산폐수 ‘악취’가 수년째 그대로다.

이곳의 축산 폐수 악취 민원은 여수시의원이 제기했고, 전남도의원이 제기했어도 그대로다. 여수시장이 다녀갔어도,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직접 실태점검을 했어도 그대로다.

여수시의회, 전남도의회, 여수시청, 전남도청,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 등 지역정치권까지 나섰고, 매번 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으나 잠시 반짝. 현재 도성마을 현장의 악취, 바다오염 상황은 2년 전 그대로다.

주민들은 지난 불볕더위에 옴짝달싹 방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살아야 했다.

이로 인한 악취 고통과 생활불편은 오로지 주민들 몫이다.

말없이 오염을 받아들이는 바다는 그대로 또 바다몫일 뿐이다.
아래 동영상은 분뇨 섞인 축산 폐수가 바다로 무단 배출되고 있는 도성마을 현장 상황이다. 

축산폐수와 생활 오·폐수가 상습적으로 바다로 흘러 방치되는 무법지대 도성마을.  이곳 사람들은 ‘사람이 살고 있다’며 절박한 호소를 하는데도 아무 곳에서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이들은 허공을 향해 분노하고 있다.

도성마을은 1920년대부터 조성된 한센인 정착촌이다. 주민들은 100년 가까운 세월을 사회와 격리돼 온갖 차별과 편견 속에서 냉대를 받으며 살면서도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단지 한센병을 앓았다는 이유로 고통의 질곡은 2세, 3세들에게 대물림되고 있다. 국가에 의해 강제 격리된 한센인들은 영농조합을 꾸려 돼지, 닭 등을 키우며 생계를 자체 해결해왔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도성마을 축산 농가는 한때 120여 곳에 이르렀지만, 고령화, 축산물 수입 개방과 수지타산을 못 맞춰 그 동안 거의 문을 닫았다. 원래부터 운영해온 주인의 축사는 현재 없다. 지금은 외지에서 축산을 위해 들어온 소규모 축산 농가와 한 곳의 기업형 축사가 예전 축사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민가나 바다 인접한 곳에는 새로운 축산 관련허가가 쉽지 않다. 외지 사업자나 신규 축산 농가는 이미 허가가 난 기존 축사를 선호한다.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전경.

이어받은 축사에서도 악취가나고,  상당수  비어 있는 예전 축사에서는 폐축산분뇨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 거기다 방치된 폐축사와 폐가에서는 11만㎡의 석면 슬레이트도 골칫거리다.

이로 인해 도성마을 주민들은 악취고통과 두통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여수시는 지난 8월 4일, 9월 2일과 4일 현장에 출동했다. 지난달 4일 시 기후생태과 수질관리팀, 농업정책과 축산정책팀, 율촌면사무소 공무원들은 현장에서 분뇨의 불법 배출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점검을 벌였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이번에도 반짝 관심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를 한다. 그러한 불신에는 이유가 있다.

제방 수문 앞 갯벌에 흘러가는 축산폐수와 축산폐수와 생활 오·폐수. 사진 마재일 기자

2년전 여수시의회 민덕희(비례대표) 의원이 제187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10분 발언을 통해 도성마을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에 대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관련기사>>>> ‘동부매일’ 2018.09.10. “민덕희 여수시의원, 도성마을 문제 해결 촉구”]

그런가하면 전남도의회에서도 2018년 4월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도정 및 교육행정 질문을 통해 한센인 정착마을인 여수 도성마을의 악취와 석면슬레이트 등 환경문제를 강하게 지적하고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광주인’ 2019. 04. 05. 최무경 의원, "여수 도성마을 악취 석면 해결" 촉구 ]

지난해 2월 도성마을에서 권오봉 시장이 '사랑방좌담회'를 갖고 주민을 만나고 있다.

시의회 도의회에 이어 이듬해 초에 여수시도 나섰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사랑방좌담회’를 도성마을에서 갖고 “축산농가 악취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여수넷통뉴스’ 2019. 02. 18. 율촌 도성마을, 축산악취 해소되나? ]

그러면서 권 시장은 “축산농가 악취 해소를 위해 가축분뇨를 퇴․액비로 만드는 공동자원화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 결과 악취제거 대책은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GS건설(주)에 태양광 발전가업을 허가했다. 이 사업에 ‘도성마을 도시재생 지원사업’이 포함돼 있다.

2019년 12월 24일 권오봉 여수시장과 임기문 GS건설(주) 전력사업본부대표(좌측), 하태훈 (유)도성마을 재생추진위원장(우측)이 ‘도성마을 도시재생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반대측과 재생사업 추진측의 갈등으로 재생사업의 일환인 마을발전기금 5억원 지급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측은 소송관계가 겹쳐 사업추진과 지원금 지급이 늦춰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재생사업도 더뎌 ‘악취’해소에 진전이 없는 셈이다.

도성마을 주민들의 불신은 또 있다. 전남도가 의회발언을 계기로 사태파악에 나섰고,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도성마을 현장을 점검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여수신문’ 2018. 07. 24.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 여수 도성마을 첫 현장 점검]

점검 후 마을의 환경 오염 실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국립환경과학원을 비롯해 여수시, 전라남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악취가 더 나아지지 않았다.

급기야 청와대 청원도 이어졌다. 그러나 여전하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2018. 08.22.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다.. 율촌 도성마을 주민들 청와대 청원]

대책마련 한다는 논의는 또 있었다.

여수시는 지난해 10월 4일 부시장실에서 ‘도성마을 정주 여건 개선 TF팀 1차 회의’를 가졌다. 가축 분뇨와 생활 오·폐수를 공동처리하다 보니 1일 처리 용량 초과 및 가축 분뇨 자원화가 불가하다고 판단하고 마을 생활하수 분리를 통한 가축 분뇨 공동처리장 적정 운영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관로 맨홀 밑 모습. 사진 도성마을 하태훈씨 제공

하지만 그 후 2차 회의는 감감무소식. 악취는 여전하다.

하태훈 도성마을 재생추진위원장은 “온갖 오물이 섞인 말 그대로 ‘똥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바다 오염과 악취 등 주민 불편은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문을 통해 들어온 바닷물이 썰물 때 웅덩이에 고인 분뇨와 섞인 오·폐수와 함께 바다로 흘러나간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배수펌프를 가동해 폐수와 오물을 바다로 내보내 웅덩이가 말끔해진다. 주민들은 시도 때도 없이 분뇨를 상습적으로 배출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에 이어 9월 들어서 연속 여수시 기후생태과 수질관리팀, 농업정책과 축산정책팀, 율촌면사무소 공무원들은 현장을 다녀갔다. 대책 마련과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은 여수시민이 살고 있는 곳이다.

1999년 설치된 개방형 분뇨 공동처리장 시설은 20년이 넘어 노후화돼 정화능력이 떨어지는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처리 시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 마재일 기자

 

* 위 기사는 본지와 <동부매일신문>이  공동취재.공동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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