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넘게 여수 바다에 슬픈 역사적 비극의 진실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3일, 이야포 상공에 무장정찰 중인 미군 전투기들이 나타났습니다. 당시 이야포에는 태극기를 게양하고, 부산에서 거제도 피난민 수용소를 거쳐 제주도로 이동 중인 350여 명이 탄 피난선이 있었습니다.
미군기는 낮은 고도로 비행해 육안으로 피난선이 민간인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무차별 총격을 가해 피난민 약 150여 명이 사망했고, 50여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1950년 8월 9일 남면 화태도·횡간도·대유도·금오도에 둘러싸인 두룩여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100여 척의 어선들이 미군기에 기총소사로 공격을 당해 많은 어부들이 사망하고 부상을 당했습니다.
60년이 지난 2010년에서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가해 폭격기는 미군 소속 전폭기로 추정된다고 밝혀냈습니다. 당시 미군이 공중폭격 시 적절한 민간인 보호 조치, 민간인과 인민군을 구별하려는 노력 등 국제법을 충분히 수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미군의 일방적인 폭격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됐는데도 진실화해위 소극적 조사로 아직도 진실은 여수의 바닷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올해는 여순사건 특별법이 74년 만에 시행되었고, 특별법이 통과한 지 1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여순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중대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제 우리 여수의 또 다른 아픔을 치유해야 합니다. 이야포 사건의 완전한 진상규명을 위해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이야포 미군폭격 사건 72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를 계기로 완전한 진상규명과 희생자분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는 논의가 시작되도록 우리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야포 미군폭격 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통한 평화와 화해, 화합과 상생의 길이 조속히 열릴 수 있도록 저 또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