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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여수 인권·평화 연구소 설립을 제안한다

이야포 미군폭격 민간인 학살사건 73주년을 맞아

  • 입력 2023.08.01 07:10
  • 수정 2023.08.01 07:24
  • 기자명 엄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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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8월 14일 이야포 해변에서 추모제를 지내고 있는 엄길수 전 여수넷통 이사장 
▲ 지난 2018년 8월 14일 이야포 해변에서 추모제를 지내고 있는 엄길수 전 여수넷통 이사장 

2023년 8월 3일은 남면 안도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으로 민간인이 희생된 73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직도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진실을 파악하기 힘든 현실이다.

지난 2010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는 이야포 해변 희생자들이 ‘미군의 불법적인 폭격으로 희생됐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지만, 사건과 관련된 직접적인 폭격기록이나 관련 문서가 부족해 가해 주체를 특정하지는 못했다”라고 했다.

또 "1950년 8월 3일 여수 남면 안도 이야포 미군폭격 이후 8월 9일 안도에서 뱃길로 20분가량 떨어진 남면 횡간도 두룩여 해상에서도 조기잡이 배들에 대한 폭격을 당해 20여명의 어부들이 무참히 희생됐다"고도 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는 호남지역에서 이뤄진 17건의 미군 폭격사건을 조사했지만, 여수 남면 이야포와 두룩여 사건만 인정 결정하고 나머지는 진실규명 불능으로 결정했다.

남면 안도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팩트는 주한 미군 전투기의 발포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던 사건이다. 이는 피난선 격침에 미군의 절대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이다.

▲ 2020년 8월 3일 이야포 해변에 세워진 돌탑 ‘ 평화탑’ 
▲ 2020년 8월 3일 이야포 해변에 세워진 돌탑 ‘ 평화탑’ 
▲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마지막 생존자 이춘혁 어르신과 마을주민 증인 이사연 어르신의 모습 ⓒ여수넷통뉴스 자료사진
▲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마지막 생존자 이춘혁 어르신과 마을주민 증인 이사연 어르신의 모습 ⓒ여수넷통뉴스 자료사진

대부분 피난민들이 희생되었고, 당시 생존자의 증언과 안도 이야포 마을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전쟁 피난민을 태운 피난선을 폭격하였으며, 150명 정도 죽은 사람을 해안과 주변에 두었다가 다시 배에 실어서 3일간 소각하였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동안 여수지역 남면 이야포, 두룩여, 여자만 미군폭격 민간인 학살사건은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고 있다.

당시 폭격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지난 세월 속에 돌아가시고 한 맺힌 사건은 종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역 언론(여수넷통뉴스)의 보도와 당시 이야포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은 유가족과 지역주민의 생생한 증언, 그리고 연구자의 연구로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71주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엄길수 전 추진위원장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71주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엄길수 전 추진위원장
▲2022년 8월 3일 이야포 해변의 ‘평화공원’ Ⓒ 엄길수
▲2022년 8월 3일 이야포 해변의 ‘평화공원’ Ⓒ 엄길수

특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미군폭격사건과 관련된 직접적인 폭격기록이나 관련 문서의 부족을 지적하며 특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제부터 살아있는 유가족과 당시 목격자들의 증언 채록과 보고서를 작성하여 기록물을 남겨야 한다. 하지만 여수는 연구의 주체가 되는 연구자나 연구소가 없는 상태이다.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국가나 민간인 단체의 연구소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에 민간인 학살 피해 지역인 여수에 여수인권평화연구소(가칭) 설립을 제안한다.

여수인권평화연구소는 한국전쟁 기간 이야포, 두룩여, 여자만 등 여수에서 억울하게 집단 희생당한 민간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시키며, 이러한 민족적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진상을 학술적으로 규명하고 우리 사회 전반의 인권의식을 높임과 동시에 아픔을 극복하여 궁극적으로 평화와 화합에 기여할 것이다.

 

前 이야포 민간인 희생자 추모사업 추진위원장 엄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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