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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희의 여순항쟁 답사기’책 나와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는 몰랐던 이야기들 서술
‘여수넷통뉴스’에서 작년에 연재한 글 보완해 펴내
73년 동안 여수가 간직한 그날의 발자취를 따라서

  • 입력 2021.10.05 13:55
  • 수정 2021.10.07 07:13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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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철희의 여순항쟁 답사기 (1) 책 겉표지 ⓒ흐름출판사 제공
▲ 주철희의 여순항쟁 답사기 (1) 책 겉표지 ⓒ흐름출판사 제공

여수출신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의 ‘여순항쟁’ 답사기가 책으로 나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여순사건 특별법(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통과로 여순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답사 책자도 답사안내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여수사건 72주년을 맞아 본지는 “1948,그때 그 자리 ‘여순항쟁의 길을 걷다’ 1~10”을 연재했었다. 저자는 당시 연재한 기사를 바탕으로 이번 답사기를 펴냈다고 밝혔다. [ 연재기사 바로가기 >>>>> 1948, 그때 그 자리 ‘여순항쟁의 길’을 걷다 ⑩]

여수·순천 10·19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제주4·3 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한 사건이다. 지리산 입산금지 조처가 풀린 1955년 4월 1일까지 여수와 순천을 비롯한 전남, 전북, 경남 일부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 1~2만여 명이 집단으로 희생되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여순항쟁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된 민간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제정되었다.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73년 만에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고 바로잡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 사진은 당시 여수 시내의 도로망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다. 제14연대 병사위원회가 봉기하고 신월동에서 여수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이길을 통해야만 했다. 당시 서교동 한재사거리에서 충무동 방향으로 촬영한 칼 마이던스의 사진이다. 화염에 휩쌓인 곳은 식량영단창고와 금융기관이 있던 곳이다.ⓒ주철희 제공
▲이 사진은 당시 여수 시내의 도로망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다. 제14연대 병사위원회가 봉기하고 신월동에서 여수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이길을 통해야만 했다. 당시 서교동 한재사거리에서 충무동 방향으로 촬영한 칼 마이던스의 사진이다. 화염에 휩쌓인 곳은 식량영단창고와 금융기관이 있던 곳이다.ⓒ주철희 제공

 

여순항쟁, 반란인가 항쟁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이 제정된 최근까지도 여순항쟁을 두고 엇갈린 평가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여순항쟁의 진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그 성격부터 ‘반란’인지 ‘항쟁’인지 규정되지 못했다. 그래서 ‘여순사건’, ‘여순반란사건’, ‘여수 14연대 반란사건’, ‘여순봉기’, ‘여순항쟁’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이는 셀 수 없이 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사상을 이유로 73년 동안 여순항쟁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여순항쟁의 상세한 전말도 모른 채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서술한 교과서 단 몇 줄만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역사라서 그저 알고는 있지만, 우리 역사임에도 제대로는 모르는 역사다.

저자는 여순항쟁을 연구하고 이에 관한 여러 저서를 저술했다. 『불량국민들:여순사건 왜곡된 19가지 시선』(북랩, 2013)에서는 여순항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다루었다면,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흐름출판사, 2017)는 여순항쟁의 성격 규명 및 관련 인물과 단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된 이 시점에서, 저자는 4년 만에 여순항쟁을 다룬 또 한 권의 책을 내놓았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여순항쟁의 전개 과정과 더불어 관련 장소를 주요하게 다루었다. 여순항쟁의 진상을 자세히 알 수 있는 해답은 바로 여수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여수가 간직한 여순항쟁의 흔적을 찾아간다.

▲ 여수시내가 화염에 휩싸이자 불을 끄려는 사람들의 모습 라이프지 사진이다. 당시 식량영단창고가 있었던 부근이다. 현재는 여수시 충무로 58-3 인근이다. ⓒ주철희 제공
▲ 여수시내가 화염에 휩싸이자 불을 끄려는 사람들의 모습 라이프지 사진이다. 당시 식량영단창고가 있었던 부근이다. 현재는 여수시 충무로 58-3 인근이다. ⓒ주철희 제공

 

여순항쟁의 시작과 끝, 군대의 주둔지부터 민간인 학살지까지

답사는 제14연대의 주둔지이자 여순항쟁의 시발점이었던 신월동에서 시작한다. 이윽고 봉기군의 이동 경로대로 여수 시내에 다다른다. 마지막으로 토벌군의 민간인 학살로 끝맺은 만성리까지, 여순항쟁에 관련된 여수 곳곳의 주요 현장을 돌아본다.

그리고 여수 안내와 더불어 ‘부대를 장악한 봉기군이 어디를 지나 어떻게 북상 길에 올랐나?’, ‘토벌군은 손가락총으로 협력자를 어떻게 색출했나?’, ‘토벌군과 시민군은 어디서 교전했나?’ 등 여순항쟁의 구체적인 전개 과정도 덧붙인다.

현장에 설치된 여순항쟁 안내판 내용을 찬찬히 뜯어도 보고, 여순항쟁 관련자와 지역 어르신들의 증언을 들어보기도 한다. 이는 저자와 함께 여수 답사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번에 펴낸 책이 1편인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추가로 2편은 순천지역, 3편은 광양.구례 지역의 답사기를 추가로 펴낼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 책자가 여순항쟁을 이해하고 답사를 하는데 있어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책을 펴낸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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