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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② 72년의 恨, 이야포의 진실

올해 5회째, 72주년 미군폭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
(심명남 추진위원장 토론 내용)

  • 입력 2022.08.17 13:50
  • 수정 2022.08.17 13:57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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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말

본문 문답 내용은 지난 8월 14일(일) 오전 8시~9시에 방영된 여수MBC 토크쇼, 뉴스&이슈 <72년의 恨, 이야포의 진실> 방송 내용을 정리했다. 심명남 추진위원장과 김주희 여수MBC기자, 박성미 시의원의 토론 내용을 4회에 걸쳐 지면에 싣는다.

 

- 심명남 위원장께서는 이야포 사건을 취재하고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해오셨는데요. 그동안은 민간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해왔죠?

“<여수넷통뉴스>와 <여수뉴스타임즈>,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가 공동으로 추모제를 지내온지 어느덧 5년이 되었습니다. 2017년 여름 저의 고향인 안도에 방충망 봉사를 나섰다가 이 같은 사연을 알게 되었고 이후 해마다 억울한 분들의 넋을 달래주자는 <여수넷통뉴스> 엄길수 전 대표의 제안으로 매년 추모제를 이어왔는데 작년부터 민관이 함께하는 추모제로 확대되어 감개무량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추모제를 4년째 잘 이어오신 엄길수 전 추진위원장님과 추모제를 공동으로 개최해 오신 <여수뉴스타임즈> 김경만 대표님,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구구조대> 박근호 대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수넷통뉴스는 5년 동안 약 90여건의 이야포 탐사보도를 통해 <이야포의 그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72주년을 맞아 여수시와 공동으로 민관합동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2018년 8월 14일, 68년만에 열린 첫 번째 추모제는 ’1950년 격침 수장된 피난선 피해자‘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두 번째 추모제부터는 사건 당일인 8월 3일날 치러왔는데요. 지난 69주년에는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제 및 표지판 제막식'을 가졌습니다.

세 번째 추모제인 2020년에는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70주년 추모제 및 평화탑 쌓기 추모제‘를 타이틀로 달았고 그해 원뿔 형태의 돌탑인 평화탑을 쌓았습니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가 세 번째 이야포 수중탐사에서 침몰선 잔해로 추정되는 선체를 발견해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습니다.

작년에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71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가 열렸고요, 71년만에 열린 첫 민관추모제에 코로나 상황에서도 지역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추모사를 낭독했습니다.

당시 추모조형물 건립을 위한 '국화 한송이 온라인 모금 운동'을 통해 최병수 작가의 이야포 조형물 ‘하늘꽃’이 설치되었고, 박성미 의원이 발의한 <한국전쟁 중 남면 이야포·두룩여 해상 미군폭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가 시의회를 통과해 판이 더 커졌습니다.

같은해 12월 24일 남면사무소에서 진화위 정근식 위원장님을 초청해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토론회를 개최했고 위원장님이 직접 이야포 현장을 방문하며 올해 5회째 추모제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추모제에 함께해 주신 여남고, 여천고, TCS국제학교 학생들과 선생님 그리고 직접쓴 추모시를 낭독해주신 김성수-이민숙-이승필 시인님과 여수드론교육원, 양영제 작가님, 지역사회연구소 박종길 부소장님을 비롯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위령사업 추진위원회 심명남 위원장 ⓒ여수MBC 캡처
▲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위령사업 추진위원회 심명남 위원장 ⓒ여수MBC 캡처

- 추모행사는 민간으로부터 시작이 됐는데, 올해 처음 여수시와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위령사업 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어떻게 진행되었습니까?

“올해 5회째를 맞은 추모제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지난 3일 오전 남면 안도 이야포 평화공원에서 ‘72주년 미군폭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를 개최했습니다.

정기명 시장님을 포함해 우리 지역 김회재, 주철현 의원님, 김영규 시의장님과 시도의원, 이용규 상공회의소 회장님을 비롯 34명의 '위령사업 추진위원회'가 구상되어 함께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야포·두룩여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후 여수시 예산이 투입된 첫 민관추모제라는 점에서 어느 해보다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올해 추모제는 시 예산이 투입돼 한층 더 짜임새 있게 꾸려졌는데요. 추모제는 민중가수 안철씨의 추모 공연 후 추모비 제막식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유족 증언영상 상영, 시립국악단의 씻김굿 공연에 이어 추모사, 헌화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민관이 함께 기획한 추모비 ‘심장에 새긴 이야포’는 피해자 유족의 증언을 기초로 제작됐고, 2.5m높이에 돌 무게만 9.7톤의 규모입니다. 미군의 폭격으로 불타오르는 피난선에 가족을 남겨둔 이춘혁 어르신 삼남매의 애타는 심정이 박금만 화백의 생생한 그림으로 형상화 되었습니다.

첫 추모제에서 이춘혁 어르신은 ”피난민이 희생당한 곳에 자그마한 비석이라도 설치해 누가보더라도 6.25 당시 희생된 사건임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는데 이제 평화공원과 추모비가 설치되었으니 어르신께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앞으로 위령사업 방향에 대해서 듣겠습니다.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위령사업은 '전쟁범죄방지' 차원에서 실시되어야 합니다. 이야포 미군폭격 사건은 반인륜적인 학살로 국가가 미군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여순사건과 이야포미군폭격사건을 겪은 안도 주민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도록 심리치유를 병행해야 합니다.

노근리사건과 이야포사건은 7월 25일 대구에서 진행된 <한미 피난민 대책회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아마도 경찰이 소리도와 안도를 방어선 마지노선으로 설정하면서 발생된 사건이 아니겠느냐 그렇게 추정됩니다. 또한 노근리사건은 미군이 개입되었지만 이야포•두룩여•여자만사건은 미군과 경찰이 개입된 사건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은 민관합동 위령사업으로 진행된지 2년째입니다. 자갈밭에서 돗자리하나 펴놓고 추모제를 지내왔는데 안도어촌계가 진행하는 뉴딜300사업에 얹혀 자그마한 평화공원도 세워졌습니다.

앞으로 해마다 위령사업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다만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야포에 노근리 못지않은 제대로 된 평화공원이 세워져 전쟁의 참상과 인권, 평화의 중요성을 알려야 합니다. 그러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야포 특별법 제정 없이는 어떠한 일도 추진할 수 없기에 정치권이 조속한 특별법 제정에 나서주시길 촉구합니다."

▲ 2018년도 이야포 추모제에 참석한 목격자 이서연씨(왼쪽)과 생존자 이춘혁씨(오른쪽).다.. (자료사진)
▲ 2018년도 이야포 추모제에 참석한 목격자 이서연씨(왼쪽)과 생존자 이춘혁씨(오른쪽).다.. (자료사진)

- 진상규명을 위한 앞으로 과제는?

"남도의 끝자락 안도에서 발생한 이야포•두룩여 사건은 한국전쟁 당시 AP통신의 보도로 미군을 충격에 빠트렸던 노근리 민간인 학살에 못지않은 근현대사의 비극입니다.

추진위는 곧 제2기 진화위에 이야포•두룩여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하는 '진실규명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입니다. 재심요청 내용 3가지는 첫째 진실규명된 5명 외에 145명에 대해 조사 할 것, 둘째 침몰선 잔해로 보이는 피난선 잔해물을 조속히 인양할 것, 셋째 백비가 있는 이야포 빈지 야산에 유해매장지 발굴에 나서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주민들 증언에 따르면 경찰이 배를 타고 와 선장과 기관사를 시켜 피난선에 시신을 모아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고 하는데 이같은 작전을 수행한 경찰명령 기록을 찾는 일도 시급합니다.

끝으로 <여수넷통뉴스>는 추모제를 이어온 5년 동안 이야포 탐사보도를 통해 <이야포의 그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수넷통 문화위원회 부설기관 ‘이야포인권평화연구소’ 개설을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 매년 이야포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와 사건조사에 대한 연구결과물을 발간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도록 체계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말씀?

"이야포미군포격사건이 중요한 것은 단순한 폭격사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우방인 미군이 한국전쟁때 민간인을 오폭했다. 전쟁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변명하지만 이는 엄연한 학살입니다. 정부는 조속히 여수시 남면 안도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한을 풀어줘야 합니다.

남해안 작은 섬마을에 드리워진 여순사건에 의한 '빨갱이 콤플랙스'도 이제는 극복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안도주민에게 남아 있는 트라우마로 인한 물질적 보상과 심리적 치유도 병행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진실규명을 위한 정치권의 특별법 제정이 절실합니다. 다만 특별법 제정 이전 이야포• 두룩여 지원에 관한 조례를 보면 유족들의 의료나 위령행사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여수시와 전남도는 유족들이 살아계실 때 작은 물질적 정신적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생계지원 대책을 마련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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