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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색깔과 어울리지 않는 후보부터 가려내자

자신의 정치철학과 맞지 않는 파란 옷을 단지 '당선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입고 있어
유권자는 냉철한 눈과 귀로 후보자의 정치적 소신과 정당의 정치 철학이 일치하는지 살펴야

  • 입력 2020.02.06 15:13
  • 수정 2020.02.11 15:23
  • 기자명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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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

이번 총선을 앞두고 본지와 <여수뉴스타임즈>가 공동으로 총선칼럼 필진을 운영해 동시게재한다. 여수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 정치권의 혁신을 바라는 민심을 전달할 방침이다.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의 칼럼을 싣는다.

 

정치결사체인 정당은 ‘정치적 철학이 같은 사람들의 모임’으로, 영어로는 political party라고 쓴다.

같은 정치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목적은 무엇일까?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정치철학을 공동체에 구현하여 공동체 구성원들이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다. 따라서 정당의 목적은 정치의 목적이기도 하다.

법에서는 정당을 무엇이라 기술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정당법>에서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정리하면,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즉 공동체 구성원들이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행복하도록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은 정치철학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정치철학은 살아오는 과정에서 겹겹이 쌓인 자신의 사고와 관점, 이념과 사상 등에서 세워진다.

역사학자 주철희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외치는 주장이나 정책을 보면, 그 정당에 어떤 정치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두 정당이 표방하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정당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와 관점, 이념과 사상 그리고 지향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치철학이라는 정치적 소신은 하루아침에 형성될 수 없다. 살아온 배경부터 생활환경, 조직, 관심 방향 등 다양한 사회적 환경에 의해 축적되어 발현된다. 따라서 유권자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정치철학이 같은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정말 그런 논리로 정당을 선택할까? 4.15총선을 앞두고 여수를 비롯한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의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아니,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2월 2일 기준) 여수 갑지역구 예비후보자 7명 중 5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며, 여수 을지역구는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큰 가운데, 예비후보자 4명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한 마디로 압도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예비후보자 9명은 정말로 자신의 정치소신과 더불어민주당이 표방하는 정치철학이 같을까?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심사를 통해 이들에게 예비후보자 자격을 부여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예비후보자를 만나서 정치를 논한 적이 없기에 이들의 소신이나 정책이나 정치 지향성이 무엇인지 유권자들은 모른다.

그럼에도, 앞서 밝혔지만, 정치철학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기에 이들 9명이 살아온 이력이나 표출하는 언어(SNS, 명함) 등에서 보면 의구심이 드는 예비후보자가 한 두 명 발견된다.

즉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철학에 부합해서 입당한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지지하는 당이라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후보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정당의 목적이나 정치의 목적보다는 당선되는 것이 중요하기에 정치철학이 맞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옷을 걸치고 있다. 파란 옷이 어울리지 않은데도 파란 옷을 입고 손 흔드는 모습은 때로 역겨워 보이기도 한다. 제 색깔에 맞는 옷을 입고 출마하였으면 한다.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정치철학이 맞지 않음에도 호남이라는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진보성향의 민주당을 선택하였지만 탈당을 반복했던 지역의 정치인을 보았다. 열린우리당에서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그리고 국민의당을 거쳐 현재 바른비래당 소속의 국회의원인 그.

과거의 삶에서 나타난 행동이나 양식을 보면 그는 파란 옷과 어울리지 않다. 그럼에도 꼭 파란 옷을 입고 출마해야 한다면 커밍아웃이라도 선언했으면 한다. 즉 ‘과거 삶의 행동과 양식은 어쩔 수 없이 보수적이었지만, 출마 이후에는 파란 정당에서 추구하는 정치적 주장과 정책에 맞게 선도적이며 진보적 행동과 양식을 갖추겠다’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 유권자의 눈과 귀가 매우 냉철했으면 한다. 우리는 과거처럼 감성팔이의 소년과 소녀를 대의자로 뽑는 것이 아니다.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물질적, 정신적으로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을 실행할, 우리를 대의할 사람을 고르는 것이다.

따라서 유권자는 후보자의 혈연, 학연, 지연 그리고 화려한 경력이 아니라 정치적 소신과 삶에 노정된 행동과 양식이 어떠한지 냉철하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후보자의 정치적 소신과 삶의 행동이 그 정당의 정치 철학과 일맥상통한지 따져봤으면 한다. 정당의 색깔과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사람부터 우선 가려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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