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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를 가장 잘 아는 진정한 정치인은 누구인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비정규직 없는 세상'과 '노동 존중'은 우리 사회에서 잘 지켜지고 있나
한국의 자영업자 몰락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라 그 비율이 높기 때문
여수를 안다는 것은 '여수노동자'를 아는 것도 포함된다.

  • 입력 2020.01.21 16:12
  • 수정 2020.01.21 17:21
  • 기자명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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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

이번 총선을 앞두고 본지와 <여수뉴스타임즈>가 공동으로 총선칼럼 필진을 운영해 동시게재한다. 여수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 정치권의 혁신을 바라는 민심을 전달할 방침이다. 소금식 여수산단 노동자의 칼럼을 싣는다.
 
소금식 여수산단 전 노조위원장

직업의 ‘노동자’ 해당 여부는 직종, 업무, 고용형태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해당 직원의 종속관계 여부에 따라 판단된다.

즉 직종을 불문하고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노동자’라 한다.

여수의 노동자들을 위한 진정한 정치인은 누구일까, 이들은 임기를 마치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생각해본다.

그 무엇보다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약자인 노동자와 농민, 서민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라지만 매년 100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이곳 여수산업단지에 근무한 노동자들과 지역 시민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재벌이 싫어하는 단어가 바로 ‘노동자’다. 하지만 노동자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그 말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대한민국은 2019년 GDP 기준 1조 6천295억 3,500만원으로 세계 12위 경제국가이다.

문재인 정부는 처음 시작할 때 어마어마한 공약을 이야기했다. 공정을 이야기하고 노동 존중을 이야기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그 진단은 맞았다. 11대 경제대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주목 받았던 부분이 노동이지만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은 OECD 가입 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이는 노동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진단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이야기했고 노동 존중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 시점에서, 과연 그 문제들은 얼마나 해결됐는지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2017년 대선에서 세 후보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대선에서 세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공약은 1만원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오히려 국회로 끌려가서 이제는 ‘개악 중의 개악’이 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몰락의 원인이 최저임금 인상은 아니다. 고용 없는 성장 속에서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이 OECD 국가 평균의 두 배인 25%에 달한다고 하니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

오히려 소득양극화,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최저임금이 생활 임금에 접근하도록 노력해야 할 판이다.

뿐만 아니라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한국 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바꾸어 경제민주화 공정 경제가 이루어져 빈곤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다양한 정책과 수단을 종합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업이 사내유보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1,486조원을 생산적 투자로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작년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 현재 기업이 보유한 여유자금이 사내유보금이나 비생산적인 분야에 머물러 있다”며 “정부는 이를 최대한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상위 10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2017년 말 기준으로 1,486조원이며, 2009년부터 매년 100조원씩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즉, 나라 경제가 어려우면 가진 사람들이 더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는 노동자를 쥐어 짜면서 기업들의 보따리를 키워가고 있는데 이것이 공정한 사회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의 재산이 나보다 열 배 많으면 그 앞에서 나를 낮추게 되고, 백 배 많으면 그를 두려워하고, 천 배가 많으면 그의 부림을 받게 되고, 만 배가 많으면 그의 노복이 된다” 는 말을 약 2천2백여년 전 중국의 사마천이 했다.

노예 해방은 말로만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노예일 수밖에 없는 경제적 토대를 뛰어 넘어야 가능하다.

결국 노동의 분배몫을 높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임금 차별을 해소해야 하며 재벌과 대기업의 곳간을 열어 기업유보금으로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도록 강제해야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바뀌지 않는 여러 후보들의  내세우는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와 부모님의 고향이 이곳이며, 내가 이곳을 가장 잘 아는 후보다” 라고 말한다.

과연 그 말처럼 그 후보가 여수를 가장 잘 알고 있는가?  여수를 잘 알려면 여수 노동자도 잘 알아야 한다.  여수 노동자들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자는 과연 누구인지 묻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 유권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후보자와의 인연보다는 그동안 여수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을 한 자가 누구이고 진정성 있는 정치를 펼칠 사람은 누구인지 판단하는 일이다. 또한 우리 노동자들은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할 후보를 찾게 된다. 유권자 모두 소신을 갖고 권리를 행사하여 후회 없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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