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씨는 어머니의 영정사진 앞에서 폭포 같은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그 무소유의 사랑을 알았기 때문이다. T씨는 중년이 넘었지만 가짜 행복만을 찾다가 뒤늦게 진짜 행복을 깨달았다.과연 T씨가 찾았던 행복의 실체는 무엇일까?그는 소유의 행복만 만끽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이른바 경쟁과 소유의 논리가 작동하는 자본주의의 최고 정점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돈타령만 불렀다.가방끈은 짧았지만 돈다발은 엄청 길었다. 이곳저곳에 부동산을 사드리며 돈 가방을 부풀렸고 간간히 주식까지 투자해서 돈 빌딩을 쌓았다.그는 홀로 남은 어머
김선우 시인의 '지옥에서 보낸 세 철'이라는 시를 읽어보자. "그렇습니까? 나는 있습니까? 나는 무엇입니까? 혹시 나는 나에 대한 습관 아닙니까?"우린 과거의 나를 마음속에 간직하며 현재의 삶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본질적인 나를 찾지 못한 채 과거의 기억과 습관에 의존한 나만이 지금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프랑스 철학자 라베송은 '습관에 대하여'에서 습관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일단 형성된 후에는 습관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변화에 대한 존속하는 것이다."X군은 J
요즘‘나때는 말이야’라는 공익광고가 유행이다.중년 남성이 후배를 보며 "나때는 말이야, 연가 쓰는 것이 훨씬 힘들었어. 중년 여성이 후배을 보며 나때는 말이야, 육아휴직 상상도 못했어"라고 말한다.라떼는 흔히 꼰대들이 ‘나때는 말이야 이랬었지’에서 나온 신조어이다.꼰대는 어떤 의미일까? 국어사전에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 기성세대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젊은 사람에게 어떤 생각이나 행동 방식 따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사람인에서 제공한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L교장은 J에 교사에게 천둥 같은 화를 냈다. 주위에 있는 교사들도 어느 정도 예측을 했지만 모두가 깜짝 놀랐다."뭐야, 대학입시결과가 이 따위이야. 부끄러워서 어떻게 살겠나. 학교의 전통에 먹칠을 해도 분수가 있지, 이젠 우리 학교도 명문이라는 이름을 지워버려야겠어"라며 버럭버럭 고함을 쳤다.Y고등학교는 그 지역에서 명문 고등학교로 소문이 났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매년 많은 학생이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 누구나 말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대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그곳을 졸업한 선배들이
연일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어른들은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달려가지만, 아이들은 총총걸음으로 눈을 향해 달려간다.갑자기 어릴 때 만들곤 했던 눈사람이 보였다. 누가 저 눈사람을 만들었을까? 아이의 작품일 것이다. 아니다. 엄마와 아빠의 도움으로 아이가 만들었을 것이다.눈사람은 세상을 향해 하얗게 웃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 그리고 한철의 추위까지 여러 요인이 인연이 되었기 때문이다.아이는 좀 더 그럴싸한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모자와 장갑을 씌어주었고 장난감까지
우리 주위에는 일그러진 영웅들이 참 많다. 그들의 특징은 작은 자아를 지녔으며,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고학력자가 많다는 점도 특이하다.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교육의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교육은 미성숙한 사람을 성숙한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즉 미성숙자의 정신 세계를 넓혀주어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눈을 확장하는 시간이다. 또한 다른 사람도 나처럼 아프다는 감각을 느끼는 과정이며, 나로 인해 옆사람의 통증이 더해져서는 안 된다는 감정을 익히는 과정이다.교육의 생얼
옛날이나 지금이나 부모는 아이를 격정적으로 사랑한다.어찌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과연 그 사랑이 온전한 사랑인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김선우 시인은 '고쳐 쓰는 묘비' 라는 시에서 사랑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 한다. "태어날 때의 울음을 기억할 것, 웃음은 울음 뒤에 배우는 것, 축하한다 삶의 완성자여! 장렬한 사랑의 노동자여!"삶에서 울음은 아픔의 대명사이고, 웃음은 기쁨의 총칭이다. 시인은 울음과 웃음이라는 단어를 통해 사랑과 삶을 통찰한다.잠시 출산의 순간을 떠올려 보자.아이는 엄마의 자궁
잠은 낮에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신체와 정신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신체 과정이다.적절한 잠은 신체의 발육과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하고, 감정을 순화시키고 낮에 보고 들은 것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수면 중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세포성장, 신진대사촉진, 피부재생, 노화지연의 역할을 한다.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 7.5시간의 수면이 권장된다. 6시간 이하로 적게 자는 그룹에서 통증 유병률이 최대 1.5배 가까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만성 통증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여러 염증유발물질들이 체
삶은 정답이 없다. 오직 오답 투성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마치 인생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삶의 풀이 방법을 배우고 있다.삶에는 당연히 A플러스 인생도 없으며 F플러스 인생도 없다. 그 누군가가 처음에 삶은 정답이 있다고 억지 주장을 한 이후에, 우린 별 생각 없이 삶의 전 과정에서 정답만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삶에는 당연히 A플러스 인생도 없으며 F플러스 인생도 없다. 그 누군가가 처음에 삶은 정답이 있다고 억지 주장을 한 이후에, 우린 별 생각 없이 삶의 전 과정에서 정답만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K씨는
어느덧 내가 교직에 몸담은 지 30년이 다 되어간다.그동안 수많은 제자를 사회로 보냈지만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 교직에 막 입문했을 때는 무조건 인지도 높은 대학에 제자들을 많이 보내면 좋은 교사라고 생각하였다. 초등, 중등학교에서 만났던 옛 은사님들이 제자들을 상급학교에 보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그러다 교직 생활이 15년이 넘을 즈음 교육과 공부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대학을 보내는 것이 훌륭한 교육자이며 좋은 선생님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그리하여
며칠 전 K로부터 취업 상담을 청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번에 아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공사와 은행 그리고 대기업에 합격했는데 어느 곳을 선택하면 좋겠냐는 질문이었다.K는 아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직장에 합격했다는 자랑도 하고 싶었겠지만, 그보다는 정말 어느 직장을 선택해야 할지 몰랐던 것 같다.K와 그의 아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할 것인지, 월급을 많이 주는 직장으로 갈 것인지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아들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해. 어차피 아들이 처음으로 경험해야 할 직업이니 그래도 그가 하고 싶었던 일
신축년 새해가 벌써 다섯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는 때 묻지 않은 아이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아장아장 앞으로 향하고 있습니다.무색무취의 모습으로 걸어가는 그와 함께 하기 위해서 옆으로 다가서 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덕담(德談)을 부탁했더니 그는 기꺼이 화답해주었습니다. 공자의 말씀을 인용한 쉽지 않은 화두(話頭)였습니다.‘다른 사람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아니하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不溫不亦君子) - 논어, 학이편’그가 던진 화두를 해석하기 위하여 종일 진땀을 흘렸지만 그래도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는 동안 기
2020년은 유달리 힘든 한해였습니다.코로나19의 창궐로 모두의 건강이 위협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예측 불가능한 나날을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더불어 아직도 사회 곳곳이 기득권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상식 이하의 언행을 자행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목도하니, 그 불안감은 더합니다.하도 많이 듣고 자랐던 "정직하라, 성실하라, 거짓말하지 마라, 이웃을 사랑하라" 등등의 말이 지금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괴감이 들곤 합니다.사회의 모습은 어떤가요? 겉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조금만 안을 들여다보면 약자의 절망을 쫌쫌하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인간을 이 두 가지 공간의 어느 한쪽에 가두어 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최인훈 소설 '광장' 서문 중광장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올해 여순사건 72주년 행사를 어떻게 치르게 되는지 궁금하여 이순신 광장으로 향했습니다.광장에는 울타리가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초청된 경찰 유족과 희생자 유족만 광장에 들어갈 수 있고 일반시민은 광장 밖에 있어야 했습니다. 유족도 여수시민도 아닌 나는 울타리 밖 외지인 존재로 머물러 여순사건 72주년 추념식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코로나19 때
돌덩이로 지은 여수고등학교 건물은 웅장했다. 꼬맹이었던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운동장도 무지 넓어 자전거 페달을 신나게 밟아도 끝이 닿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여수고등학교를 다니는 큰 형님에게 도시락을 전해 주고 교문을 나와 내리막길을 마구 내달렸다. 그러다가 자전거와 함께 나뒹굴었다.“오메! 내 새끼야!”길가에 앉아 있던 할머니 한분이 허둥지둥 달려와서 나를 안았다. 우리 동네 할머니가 아니었다. 그래도 여수 할머니들에게는 누구 집 자식이든 자신의 새끼이었다.나의 유년의 뜰에 각인된 장면 중 또 다른 할머니가 있다. 무슨 연유
2022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소제지구 택지 개발에 있어서 지구단위계획 지침이 공개되었다. 여수시가 공영 개발을 하면서 공공성은 없고, 웅천 재판이 될 수 있어 걱정이다.지침이 웅천과 판에 박은, 베낀 것 같은 형식으로 사무적일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수시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게 되어 있다. 소제지구도 웅천, 죽림처럼 국가산단배후도시로 국토부,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으면 된다.그것마저도 웅천에서 보았듯이 도시계획위원회 구성을 여수시장이 추천하게 되어있어 더 요식행위가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소제지구 개발에서 잊지
코로나19는 ‘세상은 보이지 않은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박쥐에서 천산갑으로 이동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점프했다는 사실은, 박쥐 요리를 즐기고 천산갑을 밀매하는 인간의 탐욕이 결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까지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하지만 더 질긴 끈은 다른 데 있었다. 무엇이나 깔아뭉개는 자본주의의 폭주가 삼림을 파괴하고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허물더니, 급기야 호모사피엔스의 생존 토대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산업혁명 이후 인간들이 반복적으로 저지른 잘못으로 이미 생태계는 철저
편집자 소개글이 글이 학생들과 지역 기자들 그리고 곧 이야포를 방문할 여수시의원,공직자들에게 읽혀지길 바라면서 양영제 작가가 기고한 글입니다. 이 글은 신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으며 글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쟁과 책임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이 글은 분량 관계로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이번 글은 3회 마지막입니다.여수시 부속섬 안도에는 비행기 소리만 나면 맨발로 뛰쳐나와 고개를 쉼 없이 가로 젓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황 씨 아들을 두었던 할머니이었습니다.큰 아들은 도회지에서 학교를 다니다 방학
이현종 고교 교사의 칼럼을 싣는다 여수(을)에서 시민의 투표로 당선된 김회재 의원이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개신교 단체와 함께 열기로 했다고 한다.진보를 표방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국회의원이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차별을 옹호하는 짓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수구세력이나 할 짓이기 때문이다.무릇 정치는 강자의 힘을 눌러서 약자를 보호해야 하고, 부자의 것을 걷어다가 고르게 나눠주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을 만들고, 아파트경비노동자 보호법을 만들고, 소득에 따라
편집자 소개글이 글이 학생들과 지역 기자들 그리고 곧 이야포를 방문할 여수시의원,공직자들에게 읽혀지길 바라면서 양영제 작가가 기고한 글입니다. 이 글은 신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으며 글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쟁과 책임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이 글은 분량 관계로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이번 글은 2회분입니다. [특별기고] 한국전쟁과 이야포 피난선 학살① 기사 바로가기 >>>> 한국전쟁에 뛰어든 미군에게는 수많은 피난민은 전쟁방해요소였습니다. 또한 대구와 부산은 각각 미8군 전방사령부와 제2 병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