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은 최고의 약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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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최고의 약국이다”
  • 환희
  • 승인 2019.07.06 22: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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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 저서 '춤추는 정원' 연재(2)
사회초년 10여 년간 약국 운영
‘감옥’같이 여기며 ‘약을 파는’ 고통의 연속
고통 때문에 만난 ‘명상’이 정원으로 안내
이제 두 공간에서의 삶을 ‘수행’하듯 살아


 

돌산의 정원 이름이 '춤추는 정원'이다. 그곳에서 지난 6월 '춤추는 정원'책 발간 기념 파티를 조촐하게 하면서 저자가 참석자들에게 주요 부분을 읽어 주고 있다.
돌산의 정원 이름이 '춤추는 정원'이다. 그곳에서 지난 6월 '춤추는 정원'책 발간 기념 파티를 조촐하게 하면서 저자가 참석자들에게 주요 부분을 읽어 주고 있다.

내 인생에서 만난 '명상'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삶의 주기와 리듬이 있다. 내 삶은 명상을 만나기 이전의 삶과 명상을 만난 이후의 삶으로 확연하게 나뉜다.

명상을 만나기 이전 내가 약사라는 직업을 가진 평범한 주부였다면 명상을 만난 이후의 삶은 비록 겉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나 스스로는 ‘수행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장 크게 가지고 있다.

지금은 아득하게만 느껴지지만 약 10여 년 동안 약국을 운영했다. 그 당시 내게 약국은 거의 ‘감옥’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지금은 의약분업이 되어서 근무시간이 짧아졌지만 그때는 아침 8시에 문을 열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약국 문을 닫았다. 토요일도, 공휴일도 장시간 근무는 내게 엄청난 고통이었다.

그러나 장시간 근무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약을 파는’ 일이었다. 약사가 약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이 아니라 약이라는 ‘상품’을 팔아야만 돈을 벌 수 있는 현실이 당시 사회 초년생인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얼마 전 우연히 외국의 정원 전문잡지를 본 적이 있다. 화려하고 컬러플한 꽃들과 세련된 정원 소품들에 매료되어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글귀가 눈에 확 들어 왔다.

'춤추는 정원'의 모습 일부
'춤추는 정원'의 모습 일부

 

‘Garden is the best pharmacy(정원은 최고의 약국이다)’

영어로 쓰인 글귀였는데도 마치 우주가 나에게 내려 준 메시지처럼 의식에 강렬하게 꽂혔다.

‘아, 먼 길을 돌아와 어쩌면 정원에서 진정한 약국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이 없듯이 어쩌면 내가 약사였던 것도 다 의미가 있는지도 몰라.’

긴 시간이 흘러 이제 약사라는 직업을 바라보면 다른 직업과 별 다를 바 없이 이런저런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직업으로만 보인다. 생각해보면 약사라는 직업이 문제는 아니었다. 당시에는 어떤 직업이든지 그 세계를 감옥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유난히 고집 세고 강한 에고의 소유자인 내가 성격만큼이나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으니 주변의 세상과 얼마나 많이 부딪혔겠는가. 세상은 당연히 고통스러운 감옥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고통 때문에 명상을 만났고, 그 명상의 길에서 지금의 정원을 만났다.

'춤추는 정원'의 일부
'춤추는 정원'의 일부

 

일상의 모든 것은 내게 '수행'

정원과 도시의 아파트를 오가는 두 일상이 세상의 고정관념의 눈으로 보면 그저 여유로운 유한마담의 놀이 같은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온몸과 마음을 집중하여 두 개의 일상을 수행하듯 살아간다. 예술가에게 일상의 모든 것이 예술의 재료가 되듯 내게는 일상의 모든 것이 수행이다.

언제부터인가 두 번째 인생을 살면서 두 개의 다른 삶을 ‘동시에’ 살고 있다는 자각이 들었다. 이 두 번째 두 개의 삶은 서로를 보완하면서 절묘하게 굴러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아마 이 두 개의 삶도 서서히 통합되어 갈 것이다. 난 무리하지 않는다. 어떤 것을 목표로 달려가기보다는 현재를 누리면서 상황이 펼쳐지는 대로 삶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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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 2019-07-08 23:05:20
벌써 다음 글이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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