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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항쟁의 길을 걷다' 독자와의 만남, 성황리에

여순항쟁 72주년 특집 '여순항쟁의 길을 걷다' 연재 후속 행사
주철희 박사의 후속 해설 이어져, 박성태 작가도 함께
거리두기 유지하며 소수의 독자들만 참여하고 페이스북 생중계

  • 입력 2020.11.25 23:31
  • 수정 2020.11.27 15:49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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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항쟁의 길을 걷다’ 연재 후 독자와의 만남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되었다

25일 오후 7시 여서동 역사공간 벗에서 ‘여순항쟁의 길을 걷다’ 연재를 마치고 여수넷통뉴스와 여수뉴스타임즈가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앞서 여수넷통뉴스와 여수뉴스타임즈는 ‘여순항쟁 72주년 특집’으로 공동기획물 ‘여순항쟁의 길을 걷다’ 연재를여순항쟁 발발 전날인 10월 1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10편으로 마무리했다.

장소성에 초점을 둔 이번 연재물은 여수에서 일어난 사건에 한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14연대 봉기에서 시작해 토벌군 진압, 폐허가 된 당시의 참상까지 소상히 알렸다. 이날 주철희 역사학자의 연구실 사담재에 딸린 강의실 '역사공간 벗'에서 열린 ‘독자와의 만남’은 연재 후속 행사다. 이날 행사는 페이스북 그룹 '여수모든뉴스'를 통해 생중계 됐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본지 엄길수 대표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여수넷통뉴스 엄길수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먼저 엄 대표는 “연재물이 기대 이상으로 독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 감사드린다”며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꾸준한 연재나 이런 행사는 우리가 역사에 좀더 가깝게 다가서고,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오늘 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여순사건 이름이 제대로 명명되어지고, 시민들이 그 역사를 제대로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런 관심과 열망이 모여서 하루 빨리 여순특별법이 제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재 글을 써온 주철희 박사는 이번 특집 연재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10편의 전체적인 개괄을 설명하고, 독자들의 질의에 답하면서 ‘독자와의 만남’을 이어갔다.

주철희 박사가 이번 연재글을 쓰게 된 동기를 말하고 있다

주 박사는 여순항쟁이라는 엄연한 역사가 지역에서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로만 이해하고 피해자적 관점에서만 해석되는 부분을 경계했다. 주 박사는 이번 연재글에서 장소성을 강조해 그때  1948년 그 자리가 각각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독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항쟁’ 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들을 위해 상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그는 “항쟁이란 부당한 명령에 대한 저항했을 때 쓰는 용어”라며 “여순항쟁은 6월항쟁, 광주민중항쟁과 결이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주 박사는 왜 여순사건이 아니라 여순항쟁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역사에서 그 사건의 정의와 성격이 부여되지 않은 단순한 '사건'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주 박사의 말에 따르면 여순항쟁의 흐름은 '봉기', '항쟁', '학살', '빨치산' 이렇게 네 단계로 구분된다. 즉 14연대 군인들의 행동은 봉기이지만 20일부터 일주일간 여수시민들이 합세하면서 '항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후 27일부터 국군이 투입하며 '학살'이 벌어지고 결국 14연대 군인들을 중심으로 지리산으로 들어가며 여순항쟁은 '빨치산'의 성격을 띤다.

그러면서 주 박사는 “이 네가지 성격 중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웠다는 점에서 ‘항쟁’이라는 단어가 1948년 여순지역에서 일어난 전체적 성격에 부합하기 때문에 '항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독자와의 만남’에서는 연재글에서 댓글로 제기된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사회를 맡은 본지 오병종 편집국장은 연재물 댓글에 달린 질문을 취합해 주철희 박사에게 질문했다. 이중 ’항쟁을 고집하면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주 박사는 이에 확실한 답을 제시했다.

주철희 역사학자가 여순항쟁의 모습이 담긴 라이프지 사진을 참가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주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관이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며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4.3특별법과 달리 배보상 문제도 없는 여순사건 특별법을 왜 제정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로 행정안전부는 “이미 올해 5월 20일 과거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진실화해위원회 법이 통과되면서 12월 10일부터 활동에 들어간다. 즉 여순사건 피해자 명예회복도 이 포괄적 과거사법을 통해 해결될 수 있으므로 개별적 특별법은 만들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대답은 개별적인 여순사건특별법 제정을 외치는 지역민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있을까. 답은 ‘아니다’ 이다.

여순항쟁 당시 모습이 담긴 동영상. 맨 왼쪽의 남자가 당시 여수군청 토목직 공무원이었던 유지창이다. 유지창은 체포되어 군법회의서 무기징역을 받고 대구형무소에 수감된다. 이후 1950년 6.25전쟁으로 대구 가창골에서 학살된다. 유지창은 올해 여순사건 재심재판을 신청한 유족 장경자의 시아버지다

포괄적 과거사법에서는 진상규명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여순사건 피해자들은 “진상규명이 되지 않는 피해자 명예회복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게다가 진상규명이 되지 않으면 당시 학살 주범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여수를 불바다로 만들고 많은 시민을 학살한 김백일, 송석하 백선엽 등이 처벌받지 않고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었던 것이다.

주 박사는 “14연대라는 국군에서 시작된 여순항쟁으로 왜 많은 시민들이 죽었는지 그 이유를 규명한 후에 개인 피해자 명예회복에 들어가야 한다. 국군은 국가의 중요한 권력기관이다. 그런 국군이 왜 반란을 일으켰는지, 그 반란이 왜 항쟁으로 이어지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국가에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진상보고서를 작성해야 당시 여수에서 학살을 주도한 김백일 송석하 등의 책임자들을 처벌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재 프린트물을 책자로 만든 박주연 씨
독자 박주연 씨가 직접 만든 프린트물 책자

이날 참가한 박주연 씨는 연재물을 프린트하여 직접 책자로 만들어 가져왔다. 여수의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박 씨는 지난 7일 신기동 갤러리노마드에서 열린 '1948여순, 4.3을 보다' 전시도 관람하는 등 여순항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여수뉴스타임즈 곽준호 기자와 오병종 여수넷통뉴스 편집국장, 그리고 이번 연재 사진을 맡은 박성태 사진작가도 연재 소감을 전했다.

여수넷통과 동시에 글을 연재한 여수뉴스타임즈 곽준호 기자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곽준호 기자는 "연재를 하면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사이트에 올린 연재글은 SNS에서 삽시간에 여러 곳으로 퍼졌고 어떤 분들은 직접 여수뉴스타임즈 신문사로 찾아와 글이 게재된 신문을 가져가기도 했다.

스크랩한 신문기사를 손자손녀들에게 전해 지역의 아픈 역사를 알리려 한다는 어르신도 계셨다. 국가보훈처에서 활동하는 한 지인은 ‘제대로 된 역사이야기를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했고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시작한 신문사를 응원한다’는 댓글도 있었다.

곽 기자는 "앞으로 이를 토대로 자료집을 만들면 지역의 큰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한다. 양 신문사는 여순항쟁을 바로 알리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태 사진작가는 주철희 박사의 연재글에 실린 사진을 촬영했다

박성태 사진 작가는 “지역 역사인 여순사건을 지역 일간지에서 먼저 정립하려 하지만 우리 역시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객관적인 장소를 중심으로 팩트만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확장된 논의가 열리길 바라며 이번 특집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기대 이상의 파급효과로 순천, 경남 지역 신문사에서도 이번 특집 기사를 자신들의 신문사에도 게재하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온 상태다. 박성태 작가는 "앞으로는 단순히 여수시에 한정하지 않고 순천, 광양에서 일어난 여순항쟁도 꾸준히 기록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앞두고 주최측인 여수넷통뉴스와 여수뉴스타임즈는 사전신청자 명단을 작성하고 발열체크 등을 실시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만반을 다했다. 양사는 현재 이번 연재한 글을 모은 자료집을 발간해 배포할 예정이다.

참가자 기념 촬영

 

독자와 주박사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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